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연바라기 Dec 06. 2023

매력적인 머리스타일의 동물

알파카



제주에는 알파카가 있다. 곳곳의 관광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사실 내가 제주에 처음 왔을 때는 볼 수 없던 동물이었다.


몇 년 전 아기 알파카가 제주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보고 싶어서 달려갔었다. 처음 아기 알파카를 보자마자 '으악. 귀여워' 라며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아기 알파카는 하얀 털의 양과 크기도 생김새도 비슷했지만 목이 길었다. 평소 양팔을 위로 든 것처럼 귀가 서 있고, 무언가에 반응할 때는 귀를 뒤로 젖히며 다가오는데 그 모습이 귀여워 미소 짓게 된다. 다리는 약간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어 걷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처음 보는 생김새가 생소했지만 사람들 사이를 다닐 정도로 온순한 동물이었다. 바로 옆으로 다가오는 알파카에게 정신이 팔려있던 나는 중요한 사실을 까먹고 있었다.

이 알파카는 아기였다..






몇 달 뒤 다시 알파카를 봤을 때 '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양처럼 작고 귀엽던 알파카가 자랐다.

내 허리만 하던 키는 눈이 마주칠 정도로 커졌고, 아기 때의 에너지 넘치던 몸짓은 느릿느릿 느긋해졌다. 제일 큰 변화는 머리스타일이었는데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듯 제각각이었다. 짧은 스트레이트 머리, 엄청난 뽀글 파마머리, 두 눈이 안 보이는 머리 등 정말 다양했다. 저 멀리서 한쪽눈을 반곱슬의 긴 머리로 가리고 휜다리로 요염하게 다가오는 알파카를 보고 그 모습이 능글맞은 모델 같아서 정말 눈물 나게 웃었다. 내 앞에 가까이 왔을 땐 생각보다 커서 놀랐고, 먹이를 들고 빨리 주지 않으면 침을 뱉을 수 있기에 심기를 건들지 않으려 웃음을 참았다.


알파카를 다음에 또 보러 갈 땐 나도 머리스타일에 신경을 좀 써야겠다.







매력적인 머리스타일의 알파카   <자연바라기 그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