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s://artlecture.com/article/321
그림을 본다는 게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믿는 대로 보인다”
믿는다는 건 마음이 행하는 일이다. 저 말은 즉, [마음의 눈]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품을 본다는 것은 관람자 본인의 그 당시 상황과 그 순간의 상태에 따라서 스스로가 그림을 보고 느낄 수도 있고, 느낄 수 없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하여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자신의 상태에 따라서 작품을 느끼고, 그 작가의 상황과 접점이 맞닿았을 경우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작품을 보며 ‘이런 식으로 느낄 수 있구나.’하고 그 작가의 상황과 감정을 유추하고 존중하며 우연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삶에 대하여 긍정적인 시각을 지닌 사람이 마티스의 그림을 보고, ‘색감과 구성, 패턴의 조화가 음악적 리듬을 보는 것 마냥 좋다.’라며 자신과 작가의 공감대를 작품을 통하여 공유할 수 있고,
혹은 이 사람이 마를린 뒤마나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을 보며, 그 작가들과 본인의 상황적으로 접점은 없으나, 본인과 그 작가의 다른 점을 인정하며 ‘이럴 수도 있겠구나, 이런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존재의 다름을 깨달을 수 있다.
삶의 대다수가 그렇듯 그림을 감상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없고 정답 또한 본인 스스로에게 있어서 본인의 마음대로 감상하면 되지만, ‘조금 더 깊고 진하게 작품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은 없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림을 깊게 보고자 한다면, 작품과 교감을 하면 된다. 일단 작품의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 작품을 가깝게 바라보고 멀게 바라보며 거리의 리듬감을 느끼고, 작업 자체의 질감을 따라가며 그것은 어떠한 촉감이 날지, 어떠한 청각적인 붓터치가 있었을 지를 상상해보면 된다.
또한 본인이 선택한 한 부분만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처음 보았던 느낌과는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구상의 그림이라면 그 표정이 어떤지, 작가가 이것을 그리며 어떠한 표정을 지니고 그렸으며 그 느낌과 그 감정이 어떠했을지 본인 스스로 깊게 느끼고자 하면 작품이 생동감 있게 본인에게 다가올 것이다. 이것이 작품이 속살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그리고 작품을 보며, 작가가 어떠한 생각과 느낌으로 그렸을지 마음속으로 이미지화 하여 상상하고, 터치 하나에 그 작가의 행위를 구체화시키며 상상하면 된다. 또한 추상 작품이라면, 작품의 색채와 그림에 내재되어 있는 리듬감을 따라가며 그것이 어떠한 감정과 심상인지, 어떠한 본성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는지 상상하면 된다. 이러한 본인만의 상상을 먼저 한 뒤, 작품 설명, 즉 그 작가 본인의 작가노트를 보게 되면 그림을 더욱 풍요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림을 보는 데 있어서, 사람들이 그림을 그 자체로 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즉, 어떠한 이론적인 부분과 논리적인 부분만을 내세우는 것이 선행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가 직접 본인의 느낌, 인상 등을 먼저 선행하여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순간의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과도 연관되며, 고정관념과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방식이기도 하다.
예술은 개개인마다 다른 방식으로 행하여지지만, 그것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떠한 의무감으로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닌, 그저 가슴이 시키는 대로, 본인만의 내적 리듬감을 신뢰하며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자신이 어떠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어떠한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본인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가 분명히 보이는 분야이고, 그것을 보는 사람은 자신이 본다는 것 이상으로 직접 그 예술을 행위 한다고 상상하며 예술의 관람자와 주체자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진실로‘예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다 삶의 행위 자체로 예술가가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삶 자체가 ‘예술’이기 때문이다.
아트렉처 에디터 & 작가_박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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