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트렉처 ARTLECTURE Jan 21. 2019

운명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

콜드 워

운명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

콜드 워

Zimna wojna, Cold War


올해 2019년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에 '로마'와 함께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인 콜드 워는 ‘사랑’과 ‘음악’을 이야기한다. ‘음악’이라는 운명으로 엮인 남녀의 로맨스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관객에게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다. 또한, 이미 콜드 워는 71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 제31회 유럽영화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편집상까지 휩쓴 작품이기도 하다.


포스터


이미 공개된 메인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 단 하나의 사랑을 위하여 전부를 포기한 남자: 극 중 빅토르와 단 하나의 사랑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자: 극 중 줄라와의 사랑은 아름다운 선율로 흐르는 음악과 함께 열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치열하기까지 하다. 더욱이 과거 TV나 영화관에서나 볼 수 있었던 4:3 화면비의 흑백 영상은 미학적 아름다움까지 함께하고 있어 그 긴장감이 배가 될 것이다. 사실 이 비율은 5.60년대 이전에 나온 영화들과 20세기 브라운관으로부터 모든 가능성을 탐구했던 영역이었다. 따라서 프레임은 상당히 영화에서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위아래가 넓어진 영화상영을 국내 영화관이 어떤 방법으로 상영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한편, 앞서 말한 화면비율과 함께 이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음악의 선율, 현악선율에 따라 흐르는 감정의 변화는 주인공의 율동과 퍼포먼스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시간과 특정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 장르 (전통과 모던음악)의 변화는 이들의 심리와 역사적 배경을 대변하기도 한다. 영화적 공간은 냉전 시대로 폴란드.베를린 유고슬라비아에서 부터 파리까지 폭넓은 장소를 배경으로 한다. 음악과 예술을 공부하며 만난 이 두 남녀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언제나 뜨거웠지만, 결국 체제라는 경계로 인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게 된다. 또한, 영화 전반에 걸쳐 프레임에 나타나는 흑백화면은 이들의 연기와 호흡에 높은 밀도와 깊이감을 자아낼 것이다. 그들의 연기가 묵직함으로 도드라지고,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조밀하게 모여 흐름을 격화시키고 때로는 진솔함으로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잠시 줄거리로 넘어가면. 빅토르는 폴란드의 민속 음악을 연구하고 연주하는 작곡가로 공연을 진행하게 된다. 오디션을 통하여 만난 줄라. 그녀의 연기와 관능적인 매력에 반한 빅토르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당시 사회적 배경은 (구소련 체제에서) 예술이 선전도구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들의 예술 활동은 역이용된다. 이에 갈라지는 이들의 운명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묶이고 풀어짐을 반복하게 된다. 비록 이들이 함께할 수는 없을지 모르나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운명적 공동체로서 이들의 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만 간다.




한편, '예술'과 '음악'이라는 연결로로 사랑이 맺어진 이들의 관계라도, 각자가 다른 사랑의 관념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로 연결된 이들의 운명을 대하는 서로의 마음가짐은 치열했다. 반대로 이들을 둘러싼 냉전의 모순 속에서 그 치열한 마음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 또한 영화는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비록 이들의 치열했던 사랑은 '저항'이라는 또 다른 방향으로 맞서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차가운 결심으로 ‘소멸’을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에서는 단지 음악과 침묵으로 묘사될 뿐이다).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로 세상과 치열하게 저항했던 남녀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인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영화는 2월에 개봉한다. 



Zimna wojna, Cold War

폴란드:88분

감독 파벨 포리코브스키

출연 요안나 쿨릭(줄라), 토마즈 코트(빅토르) 외




Artlecture.com

Create Art Project/Study & Discover New!

https://artlecture.com


매거진의 이전글 자유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