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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Jan 20. 2019

자유에 대하여

영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이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가 문제가 될 시 바로 내리겠습니다.



자유란 무엇일까? 자유란 바람에 날아가는 꽃잎 한 개 같아서, 그것을 잡는다고 하여 소유할 수 없으며, 저 멀리 높은 하늘로 날아 가버리면 볼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것이기도 하다.  



로저 알러스 감독의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는 칼릴 지브란의 저서 <예언자>에서 영감을 얻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각 시퀀스마다 자유, 사랑, 일, 아이 등에 대한 내용이 나오며, 그 소재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미장센이 탄탄한 영화이다. 


이 영화의 시퀀스 중, 자유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독방에 갇혀 있는 시인 무스타파와, 아버지가 죽은 뒤 말을 하지 않는 아이 알미트라, 그들은 우연히 무스타파의 독방에서 만났고, 무스타파는 알미트라에게 자유에 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무스타파와 알미트라>


“사람들이 엎드린 채 자유를 원하는 걸 보았단다.  

가장 자유로운 자들이 그 자유를 수갑처럼 찬 것을 보았지. 그때 내 마음에선 피가 흘렀단다.

    



자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법. 어찌 자유롭다 할 수 있을까. 자신을 졸라매는 사슬을 끊지 않는다면. 사실, 자유라 부르는 것이 가장 강력한 사슬이란다. 그 고리들이 눈부시게 반짝일지라도 말이지.


      



그러니 자유롭기 위하여 가장 버려야 할 것은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그것이 폭군이라면 그 지위는 네 안에 세워졌고, 벗어 던지고 싶은 근심이라면 그건 네가 선택한 것이며, 쫓아버리고 싶은 두려움이라면 그 뿌리는 너의 가슴 속에 있지. 두려운 대상에 손에 있지 않단다.


    




이것들은 네 안에서 빛과 그림자처럼 늘 뒤엉켜 있으니 진정 자유로워짐은 근심 없는 낮이나 설움 없는 밤이 아닌 이러한 것들이 삶을 옭아매도 얽매이지 않고 그 위에 우뚝 설 때이니.“


      



자유라는 것은 아이러니하고 역설적이다. 설령 어떤 이가 자유를 찾아 그것을 잡아버리려고 하면, 오히려 그것이 족쇄가 되어 더욱 자유에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곧 자유에 대한 집착으로 퍼져나가 마음 속 뿌리로 자리 잡혀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공터에 자유에 대한 집착으로 열매가 열려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스타파는 진정한 자유에 대하여 말한다. 자유란 외부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외부 환경에 의하여 조건 지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실은 자유는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떠한 상황이든, 어떠한 고뇌이든, 어떠한 장소이든, 가장 자유로운 상태에는 자신 스스로의 내면에 책임을 지며 자신을 옭아매는 것들이 어떠한 것이든 그것들에 초월하여 바라보고 우뚝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는 것. 자유라는 이름에서 자유로울 것. 자유라는 이름을 추구하지 않는 역설 그 자체가 자유인 것이다.


일상에서 간간이 생각나는 과거나 미래의 고통, 아픔, 상처, 근심, 걱정, 대상에 대한 두려움, 그것들을 살펴보면 외부에서부터 나온 아픔인 것 같지만, 자세히 그 속을 관찰해보면 자신의 내면의 땅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어떠한 폭군이 자신의 땅에다 고통의 씨앗을 뿌리더라도 그 씨앗에 물을 주지 말라. 그 씨앗을 뽑아버리고, 진정한 자기 자신의 빛이 들어간 자유의 씨앗을 뿌려라. 그것이 바로 칼릴 지브란이 말한 자유 아닐까.




아트렉처 에디터 &작가_박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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