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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May 27. 2019

그림을 산다는 것.

우리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의식주에 돈을 내고, 더 나아가 자아 실현을 위해 각자 취향에 기반한 것들을 구매한다. 이를테면 공연, 연극, 뮤지컬, 음악 등등.


하지만 다른 문화예술 분야에 비해 ‘미술을 산다’ 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흔한 개념이 아니다. 좋아하는 배우나 뮤지션을 찾기란 쉽지만 좋아하는 미술작가의 이름을 쉽사리 대기는 어렵다.


음악과 더불어 가장 오래되고 역사가 깊은 예술분야가 미술인데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미술을 구매한다는 개념이 아직까지도 익숙하지 않을까?




저장 매체 발달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음악과 달리 한정적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하나이기 때문에 그 값어치가 인정되는 것이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이여서일까. 혹은 좋은 오디오로 감상하는 가수의 음악이 실제 공연장에 가서 듣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과 달리 아무리 좋은 기술로 복제를 하거나 프린트를 한다고 해도 원작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미술의 특징이어서일까. 결국 원작이 갖는 아우라의 손실율이 다른 문화예술에 비해 높아서일까.


단순히 미술이 가지는 이러한 가치적 특징들 때문일까?


대게는 일반 사람들에게 물으면 ‘그림은 비싸고, 사고 싶어도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겠다’ 혹은 ‘내가 무슨 그림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말하곤 한다. 감성적 부분에서 비교적 그 소장에 가치가 불분명한 것이 미술이기 때문일까. 보통 사람들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상대로 부동산과 주식 그리고 미술품을 이야기하곤 한다. 미술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값이 치솟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미술품의 가장 큰 가치이기 때문에 투자의 개념으로써 미술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면 미술품을 소유함으로써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단순히 처음 구매하는 값을 비해 판매할 때 값어치가 더 높아서일까.


그렇다면 미술품이 우리 곁에 존재하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물론 투자가치로서의 미술을 구매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에게 감동을 주고 그 여운이 짙게 남는다면 단순히 돈의 가치를 생각하며 그 그림을 보는 것 보다 감정적 가치가 앞서게 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술을 어떻게, 왜 좋아해야 할까?


미술을 좋아해야 하는 이유를 들자면, 각종 논문과 책을 들이밀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테다. 물론 음악과 영화 혹은 글과는 달리 다소 직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미술을 좋아하려면 그를 위한 약간의 지식이 있으면 좋다. 그렇게 내가 조금만 노력을 기울여 마음에 드는 그림을 찾게 되면 노력을 들인만큼 해당 그림에 대한 감정이 이루 말할 것 없이 더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림이란 개인에게 더욱 견고한 취향으로서 자리잡게 된다. 그 노력은, 단어만큼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굳이 두꺼운 미술사 책을 읽을 필요도 없고 유명하다는 작가의 이름을 일일이 외울 필요도 없다. 그냥 내가 이끌리는 그림이 무엇인지 찾아가려는 노력이면 충분하다.



누군가 ‘미술에 관심을 좀 가져보고 싶어’ 라고 말하면 예전에는 책을 추천했지만 지금은 그냥 전시에 가보라고 말한다. 백 번 글로 읽는 것과 실제로 보고 내 생각을 되짚어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그럼 왜 싫고 왜 좋은지 등에 대한 이유에 대해서 좀 더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덧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그 공통점이라는 이유가 생각보다 단순해도 좋다. 파란색을 좋아해서 그냥 파란색이 있는 그림은 다 좋다라고 하는 이유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어쨌든 그림에 포함돼 있고 그 그림은 그런대로 나에게 감성 혹은 감정에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사회심리학자 옌스 푀르스터는 현 시대, 자기 존재를 정확히 정립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소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물론 옌스 푀르스터 본인은 거의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취향을 조금이나마 찾은 후에는 어떨까? 마음에 든다고 꼭 그 그림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 여타다른 ‘구매’라는 것이 그렇듯 말이다. 그렇지만 내가 그 작품에 대한 감동을 느끼고 오래도록 보고싶다는 마음이 들면, 우선 해당 갤러리에 가격이나 물어보는 시도 은 헤보길 권유힌다. 갤러리가 돈 많은 사람들만 좋아할 것 같다라든지(물론 그런 갤러리스트들도 있다) 가격을 물어보면 왠지 사야할 것 같은 부담이 든다라는 부분은 사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가격을 물어봄으로써 내가 감동을 느끼는 그림의 시세가 어떤 지, 그들이 시장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내 취향을 더욱 탄탄히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다.


그러니 크게 부담 갖지 말고 나의 좀 더 단단한 취향 생성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소장하고픈 그림이 보인다면 ‘이 그림은 얼마예요?’ 라는 말을 두려워하지 말자.




글_아트렉처 에디터_jiao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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