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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May 06. 2020

셀피의 시대가 오기까지③

셀피 시대와 인스타그램


전편: https://artlecture.com/article/1592


https://artlecture.com/article/1613



오늘날 우리들의 주머니 속에는 늘 작은 카메라가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엇이든 찍을 수 있다. 갓 구운 빵의 촉촉함을 사진으로 담아내기도 하고, 노을이 지는 아파트 창문 밖 풍경을 찍기도 한다. 정물이나 풍경사진을 넘어 나 자신의 모습을 찍기도 하는데, 이를 셀피(selfie)라고 한다.


셀피를 찍게 된 배경에는 분명 기술적 발전이 있을 것이다. 니앱스와 다게르가 발명했던 카메라를 거쳐, 디지털카메라에서 스마트폰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카메라는 점점 더 작아지고 친숙해졌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술 또한 계속해서 발전해왔으며, 전면 카메라 또한 후면 카메라만큼이나 화소가 좋아졌다. 하드웨어적인 발전 못지않게 소포트웨어적인 발전도 있었다. 얼굴을 인식해서 스티커를 입혀주는 어플인 'SNOW'나 대표적인 필터 카메라 'Soda', 'Foodie'등은 셀피를 한층 더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렘브란트 <자화상>, 1669, 런던 내셔널갤러리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셀피를 찍을까?

이는 과거 초상화를 그리던 전통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영속적인 무언가를 남기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게다가 초상화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내가 초상화를 남길 만큼 돈도, 시간도 많은 사람이다, 게다가 내 얼굴을 남길 만큼 나는 위대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딱 좋은 수단이었던 것이다. 프랑스혁명이 지나면서 기존의 권력층이 무너지고 부르주아라는 새로운 계급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더욱 빠른 시간에 값싼 초상을 얻길 원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초상사진이 등장하게 되었다. 셀피는 무언가를 남기고자 하는 욕망과 초상화, 초상사진의 전통 아래에서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셀피는 정체성의 확립과도 관계가 깊다. 셀피를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SNS에 올리고, 소통함으로써 한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 이는 10~30대에 비해 다른 세대가 셀피를 많이 찍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데, 그들은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확립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셀피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현대사회의 특징은 '다양성'에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그렇기에 세상은 무궁무진한 다름으로 이뤄져 있다. 그렇기에 예술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거창한 장비나 기술이 없어도 예술에 대한 열의만 있다면 그것이 셀피이든 무엇이든이 중요할까?




모든 사람은 예술가이다 
- 요셉 보이스 
Joseph Beuys -  









인스타그램, 새로운 예술의 장

사진을 기반으로 한 SNS인 인스타그램은 이제 예술가들의 새로운 무대가 될 것이다. 나는 셀피가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인스타그램 뉴스피드는 그 작품들의 전시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사진을 감상하고, 좋아요를 누르며 표현하고, 댓글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만큼 완벽한 전시공간이 또 있을까, 비록 실제 현장이 주는 느낌, 작품에 둘러싸인 기분, 전시장의 냄새, 압도적인 작품의 분위기 등은 느낄 수 없을지라도 상호작용 면에서는 이만큼 좋은 전시 플랫폼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큐레이터들이 SNS를 통해 신진작가를 발굴해내는 일도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예술의 장으로서 인스타그램의 기능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글 아트렉처 에디터_정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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