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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Jun 18. 2020

꽃을 그린 현대의 작가들

앤디 워홀, 무라카미 다카시, 알렉스 카츠, 김종학의 꽃

https://artlecture.com/article/1676



"볼 수 없기에 유난히도 고팠던 봄, 그리고 꽃. 그래서인지 그동안은 진부하게만 여겨졌던 꽃을 그린 화가들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



꽃가루가 한창 날리는 시기이다. 요즘 벨기에에 위치한 작업실 밖에서는 어머 무시한 양의 꽃가루가 씨 번식을 위해 무섭게 날리는데 환기를 시키려 창문을 잠시라도 열어두면 꽃 가루 덩어리들이 작업실로 들어오는 건 순식간이다. 이렇듯 어느새 향긋하게 폈을 꽃들은 져버리고, 그들의 베스티지(Vestige, 잔해)들만이 휘날리는 시간이 와버렸다. 이번 봄은 유난히도 짧았다. 아니 왔다 갔는지 모를 봄은 나의 상상 속에서만 어느새 왔다 져버렸다. 볼 수 없기에 유난히도 고팠던 봄, 그리고 꽃. 그래서인지 그동안은 진부하게만 여겨졌던 꽃을 그린 화가들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마네, <외과용 가위가 있는 모란> 1864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



꽃을 그린 근대 화가들로서는 너무나도 유명한 클로드 모네와  빈세트 반 고흐가 있지만, 그 외에도 올랭피아(1863)로 유명한 에두아르 마네도 있다. 그의 작품들은 외설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인상주의 화가로 꽃을 소재로한 정물화도 여러 점 남겼다. 특히 1882년 그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이후로는 주로 꺾여진 꽃과 병 속에 담긴 꽃들을 그렸다고 한다. 마네는 꽃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투영시켜 삶과 죽음에 대한 경계, 삶의 덧없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꽃은 현대 작가들에 의해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앤디 워홀, 꽃들 1964




대량 인쇄된 앤디 워홀의 꽃 그림


앤디 워홀의 '꽃'은 매번 주요 경매에 등장할 만큼 대중들에게도 유명하다. 워홀은 사진 잡지인 'Modern Photography' 1964년 6월호에 실린 히비스커스의 꽃 사진을 편집해서 실크스크린 작업으로 꽃 시리즈를 구현했다. 인쇄 작업을 통해 대량으로 생산되었던 앤디 워홀의 꽃은 과거 죽음과 덧없음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꽃을 장식적 대상으로서 가볍고 낙관적인 이미지를 구축하였고, 다양하면서도 감각적인 색채의 조합을 통해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꽃 이미지를 완성하였다.




무라카미 다카시, 웃는 꽃



다카시의 '웃는꽃'


한편 미국에 앤디 워홀이 있다면 일본에는 팝아트의 선구자로서 무라카미 다카시가 있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그의 '웃는 꽃'은 코스모스 꽃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962년생의 무라카미 다카시는 카이카이 키키라는 아트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며 아티스트 프로모션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고있다. 2003년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이뤄진 무라카미 다카시 x 루이비통 컬렉션에선 현대적 감각의 형형색색의 루이비통 패턴을 선보였는데, 이로 인해 루이비통은 당시 고루한 이미지를 벗었을 뿐만아니라 이 제품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알렉스 카츠, Yellow Tulips 2014



카츠의 거대한 꽃들 

1927년 미국 뉴욕 태생의 알렉스 카츠는 추상표현주의와 색면회화 그리고 팝아트를 거쳐 자신만의 고유한 화풍을 일궈낸 초상화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초상화 장르에 속하지만 추상표현주의 회화처럼 큰 화면과 과감한 색채 분할이 두드러지는데 대상의 세밀한 부분을 생략함으로 형태를 단순화시켜 대상을 객관적으로 표현한다. 1950년대 초반부터 꽃과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 카츠는 2000년 대 이후 전면 회화 스타일로 형태를 단순화시켰다. 카츠의 꽃 시리즈는 순간적인 꽃들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보다 추상적인 2차원적 표현을 시도함으로써 전면 회화와 추상화에 가까운 팝아트 회화를 보여준다.



김종학,무제 2018, 조현 화랑



김종학 원시그대로의 꽃 

김종학(1937~)은 야생화 그림으로 유명한 한국의 원로 작가이다. 2018년 파리 기메(Guimet) 국립동양박물관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여섯 번째로 대규모 개인전을 연데 이어 2019년에는 현 세계 미술계에서 손꼽히는 갤러리 중 하나인 프랑스 파리의 페로탕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사람은 꽃 같고 꽃은 사람과 같다고 말하는 작가의 야생 풍경화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원시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2차원적 평면의 원색 작품들은 추상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어 추상적 구상화로 여겨지기도 한다.


"화가라면 과일과 꽃, 구름만으로도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한 마네의 말처럼 꽃은 인간 삶을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모델이 아닌가 싶다. 흔한 꽃들이기에 앞으로도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재탄생할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아트렉처 에디터_Mr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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