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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May 26. 2020

답답해진 세상 속에서 창문을 모티브로 한 오픈프로젝트

Your Views&Covid Windows around the....

Your Views&Covid Windows around the World

https://artlecture.com/article/1647

Your Views, 질리안 웨어링, 2014-



은은한 햇빛에 드리워진 베이지색 커튼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커튼을 열자 낡은 회색 건물의 벽돌벽과 작은 창문의 틀에 쌓인 하얀 눈이 보인다. 눈발이 가로로 휘날리고 벽에 붙어자란 덩굴가지는 계속 흔들린다. 그 다음 장면에는 커튼을 열자 주차장이 나오고, 어느 장면에서는 화면을 채운 종이를 치우자 그림과 물감도구가 보이는 창가가 나타난다. 질리안 웨어링 (Gillian Wearing)이 2014년부터 시작한 전세계 프로젝트 <Your Views (당신이 보는 것)>는 공동 영상 시리즈로, 각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창문 밖 풍경을 보여주는 영상들을 모아서 보여주고 있다. 2014년 영상예술 미디어 웹사이트 NOWNESS를 통해 처음 소개된 이 작업은 창문이라는 사물에 카메라 뷰파인더의 역할을 부여했고, 웹사이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영상을 받아 연작으로 묶어낸 합동 작품이다.


20-30초 정도 길이의 영상들에는 커튼을 열거나 블라인드를 올리는 식으로 창밖 풍경을 ‘공개’한다. 작품 속에서 작가는 창밖 풍경을 마치 풍경화처럼 영상으로 구현하고자 했고, 제한된 시각에서 보이는 바깥 세상을 통해 촬영을 하는 이들의 생활속 긴밀한 장면을 보여주며 전세계적으로 소통을 연결하려 한다. 영상을 관람하는 이는 창밖에서 걸어다니고 있는 사람, 즉 풍경속에 있는 사람의 시점이 아니라 풍경을 찍고 있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관람자는 커튼을 열기전, 비공개의 풍경에 대한 기대감을 느낄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7dN4jiAsJA&feature=emb_title



공동체, 합동, 친밀감과 사생활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웨어링은 온라인 세상을 통해서 서로의 사생활을 보고, 보여주는 이야기를 가능케 한다. 제출을 고민하는 이들 중에는 자신의 창밖 풍경이 예술적인 가치나 흥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작가는 제출 웹사이트에 그 어떤 풍경이라고 흥미롭지 않은 것은 없으며, 모든 창밖 풍경을 환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물들 중에는 저명한 예술가들도 있지만, 작품속 익명성 덕분에 모든 영상의 주인들은 예술에 대한 조예와 상관없이 동등한 참여자들이 된다. 작가가 각 인물의 사생활에 침범하지 않으며 촬영자가 직접 보여주는 현실 모습을 통해 그들의 삶, 관점, 그리고 집의 개성을 볼 수 있다. 온라인이기에 작은 화면으로밖에 감상할수 없지만, 제출영상들이 찍혀진 곳들을 이어가다 보면 더 큰 세상을 느낄수 있다.




Covid Windows around the World (세계의 코로나 창문), @covidwindows,2020



창문을 모티브로 한 또다른 공동 프로젝트는 6년 후에 나타났다. 지난 3월,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파란 하늘의 레바논 바다 사진이 올라왔다. 그리고 곧이어 이 계정에는 런던, 파리, 홍콩 등 많은 나라에서 찍은 다양한 창문풍경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계정이름 @covidwindows 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격리하고 있는 전세계 사람들의 창문 풍경 사진을 공유하는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 프로젝트이다. 공식 프로젝트명은 <Covid Windows around the World (세계의 코로나 창문)>. 거실, 작업실, 침대 옆이나 부엌 등 창가자리에서 바깥풍경을 찍은 사진을 모아 공유하고 있으며 격리중인 상태라면 누구나 참여할수 있다.


사진을 제출한 이들 중에는 작가나 건축가도 있고, 학생이나 부모님도 있다. 웨어링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모두가 작가가 될수 있다. 대부분의 사진속에는 찍은 이의 창문 프레임이 뚜렷하게 보인다.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는 없으나, 많은 사진들 속에서 외출이 제한되는 격리상태에 대한 답답함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차가운 공기를 막아주거나 더운날에 시원한 바람을 들이고, 아침햇살과 달이 뜬 밤풍경을 보여주던 창문은 이제 바깥 세상과의 경계가 되었고, 현재 상황에서 행동반경의 한계를 나타내게 되었다. 사진들 속에서 보이는 바깥풍경은 집안에 갇힌 이들에게 더 아름답게 보이고, 하루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은 이들의 갈망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공유를 통해 서로의 답답함에 공감하고, 한정된 공간안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찾으며 참여인들은 공동의식을 느끼며 외로움을 달랠수 있다.


<Your Views>가 전반적인 현대인의 삶과 외로움을 소통하려는 작업이라면 <Covid Windows around theWorld>는 특정한 사태로 인해 바뀐 세상에 대한 반응으로 볼수 있다. 두개의 다른 때에 만들어진 오픈 프로젝트들은 대상과 주제에 차이가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목적은 동일하다. 이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의 창가를 보며 잠시 그들의 삶에 들어가보고, 또한 우리의 삶을 누군가에게 잠시 보여주어 커뮤니티를 느낄수 있기를 초대하고 있다.



프로젝트 참여하기

<Your Views>

https://yourviewsfilm.com/upload/

<Covid Windows around the World>

https://www.instagram.com/covidwindows/?hl=en (메시지로 제출)


참고자료

“Your Views” by Gillian Wearing, 2014 https://www.youtube.com/watch?v=X7dN4jiAsJA&list=PLH0a3jUrkn8q8cVReCtg8wK_e0FROTwN0

Your Views 웹사이트 https://yourviewsfilm.com/

Covid Windows Around the World https://www.instagram.com/covidwindows/?hl=en

Making Art in Isolation https://www.tate.org.uk/art/talking-point/making-art-isolation

Gillian Wearing: Your Views https://www.nowness.com/story/gillian-wearing-your-views


글 아트렉처 에디터_조혜연

Artlec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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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tlec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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