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독보적인 화풍, 황홀할 정도로 화려한 장식, 아름답고 - 또 강인한 여성들! 구스타프 클림트, 우리는 눈 부시도록 강렬한 그의 작품은 잘 알지만 ‘그’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20세기 최고의 화가 중 하나로 꼽히지만 생전 자화상이나 인터뷰 등을 남기지 않은 것은 물론, 다른 화가와의 교류나 여행 기록마저 희귀해 ‘고독한 천재 화가’로 일컬어지는 #구스타프클림트 . 그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하나 밝혀졌습니다!
벨베데레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의 오랜 연구에 따르면 #클림트 는 시대와 소통했던 흔적을 작품에 뚜렷하게 남겼습니다. 이번에 두 미술관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전시 《Golden Boy Gustav Klimt》 展에서 클림트의 작품과 그의 롤모델이 된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며 그 ‘황금빛 연결’을 보여주는데요. 이번 전시에는 클림트의 작품 36점과 빈센트 반 고흐, 오귀스트 로댕, 에드워드 뭉크, 앙리 마티스, 클로드 모네 등 롤모델 작품 40여점이 걸립니다. 동시대를 살았던 거장들의 작품이 총 76점이 걸리는, 대규모 전시입니다.
에밀리 고든커 암스테르담 반 고흐 박물관장은 “원래 클림트의 작품들은 대여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연구 기간만 5년, 약 7년 간의 협업 끝에 이뤄진 이 전시를 위해 전세계 기관과 단체, 소장자 44명(개)이 이 전시를 위해 작품을 대여했다”고 밝혔는데요. 클림트가 살았던 격동의 시대로 우리를 안내하는 이번 전시, 함께 둘러보시죠.
클림트의 작품은 화려하고 관능적인 것으로 유명하지요. 동시에 외설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이 전시의 관점으로 본다면, 클림트의 작품들은 동시대 거장들의 화풍과 담론을 전부 담아낸 ‘황금빛 구심점’과 같습니다. 클림트와 동시대 거장들이 교차되는 이 순간, 우리는 비로소 클림트의 작품을 사랑, 죽음, 그리움, 행복의 추구와 같은 주제를 쌓아낸 다층의 이미지로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전시는 특히 빈센트 반 고흐와의 연결고리를 강조합니다. 클림트가 고흐의 작품을 발견한 것은 1903년 인상파 작가들을 주제로 한 분리파의 전시회에서 입니다. 그 후 클림트는 여러 전시회에서 고흐의 작품들을 마주친 것으로 보입니다. 고흐의 영향은 1910년 클림트의 초기 풍경화에서 뚜렷히 보여요. 임파스토 기법 - 특히 페인트로 두껍게 칠한 라인, 나무와 함께 있는 길이나 꽃을 장식적 소재로 쓴 것 등에서 우리는 고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지요. 주최측은 보는 이가 직접 그 이음새를 잇게, 두 작가의 작품을 함께 배치합니다.
그리고 ‘여인들’! 클림트는 1900년대 여인들을 마치 신화 속의 신들처럼 환상적이면서도 강인한 존재로 묘사했는데요. 전시에서 클림트의 1900년대 초의 여인 초상화들과 제임스 휘슬러, 존 싱어 사전트의 초상화를 함께 본다면 그 구도와 배경, 표정들이 꼭 닮아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초기작들이 클림트 특유의 화풍으로 발전하는데는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앙리 마티스의 작품에서 그 힌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큰 규모, 원근법을 깨뜨려 그린 얼굴에 강렬한 색상을 대치한 것, 장식적인 무늬가 특히 그렇지요. 전시는 클림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아델 블로흐-바우어 2세’, ‘유제니아 프리마베시의 초상’에 다른 거장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다루었다고.
이같은 연결점들의 연구를 위해 벨베데레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은 주요 갤러리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전시 기관은 물론이고, 오스트리아 가문들의 개인 소장품까지 철처히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가 신문 전시 리뷰나 잡지 비평에서 언급한 전시회와 갤러리를 바탕으로 동선을 추적하기도 했고요. 전시는 이 모든 자료와 동선을 한 데 모아 클림트, 나아가 당대 예술의 거대한 양식적 발전과 초점을 맞췄습니다.
클림트의 이름을 건 만큼, 이번 전시에는 클림트의 풍경화, 인물 드로잉 등은 물론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유디트’, ‘에밀리 플뢰게’도 걸렸습니다. 이 외에도 또 다른 하이라이트가 관람객을 기다립니다!
먼저, 베토벤 프리즈가 걸립니다. 베토펜 프리즈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9번 ‘행복의 염원’, ‘적대적인 세력’, ‘환희의 송가’ 대한 오마주입니다. 당시 새로운 예술세대의 선구자로 불리는 베토벤의 작품을 묘사한 것이며, 클림트의 금박 묘사를 더욱 발전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지요.
또한 개인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는 물뱀 II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클림트의 상징주의 화풍의 절정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네덜란드-인도네시아 화가인 얀 트롭의 ‘세 명의 신부’ 그림과 함께 걸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을 때 그의 이젤 위에 남아있었다는 미완성 유작 ‘신부’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 반고흐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골든보이 구스타프 클림트》 전은 내년 1월 8일까지 계속되며, 2월 3일부터 5월 29일까지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 미술관에서 전시를 이어갑니다. 또한 내년에는 전시와 관련된 워크숍이 예정되어있어요. 전시에 등장한 모네, 로댕, 반 고흐, 마티스 뿐 아니라 알마 타데마, 마거릿 맥도날드 맥킨토시, 투롭, 휘슬러까지. 당대 거장들의 회화·조각 90점과 클림트의 작품을 직접 비교하며 그 황금빛 연대를 탐구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 모든 예술 영역을 아우르며, 새로운 시대의 예술을 만들고자 했던 클림트의 행보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이번 전시 소식, 어떠셨나요? 앞으로 아트큐레이션 아트맵은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미술 전시 정보로 돌아올게요!
글 │ 아트맵 에디터 이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