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
| 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
연말을 맞아 여러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전시가 있습니다. 바로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에서 진행되고 있는 《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
알피 케인(Alfie Caine)은 최근 미술계에서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1996년생의 젊은 작가입니다. 세계적인 미술 사이트 ARTSY가 선정한 '컬렉터들이 가장 기대하는 작가 1위'에 뽑히기도 했고, 이미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작품이 3배 가격에 팔리기도 할 만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데이비드 호크니와 데이비드 호퍼를 연상케 하는 풍부한 색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세련되면서도 건조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알피 케인은 캠브리지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건축학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는 곧은 선과 섬세한 감각으로 완성된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데요. 평면적이면서도 특이한 원근감이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돋게 합니다. 작품이 매우 따뜻한 색감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붕 떠 있고 인공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작가가 의도한 바일 겁니다.
그는 복잡하게 구성된 건축적인 그림 속, 몽환적인 풍경을 더합니다. 집안 내부와 주변의 자연 경관이 결합되어 친숙하면서도 정말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작가의 손끝에서 상상으로 창조된 공간은 그야말로 상상 속 풍경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며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이번 전시는 특히 영화적인 방식으로 작가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는 환경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특정한 설정을 작품의 기반으로 삼기 때문에, 《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 역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이스트 서섹스의 라이(Rye) 지역에 거주합니다. 그래서 라이 지역의 분위기와 풍경이 모든 작품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국립공원 사우스 다운의 구불구불한 언덕과 넓은 물줄기, 역사적인 감성들이 시각적으로, 또 직접 현장에서 느끼는 것처럼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집니다.
집 안에서 창밖 풍경을 내다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따뜻한 풍경. 크리스마스를 맞아 벽난로를 켜놓고 거실의 흔들의자에 앉아 뜨거운 코코아 한 잔을 들이켜는 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게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일상에서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 초현실적인 이상향이기에, 어딘가 현실과 유리되어 있다는 감각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알피 케인은 한국에 직접 방문해 전시를 준비하고, 작가와의 대화와 오프닝 파티를 진행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16점의 대형 회화들은 그가 《고요의 순간》을 위해 새로이 작업한 것들이죠. 전시는 아시아에서 진행되는 그의 최초 개인전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도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백화점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알피 케인, 고요의 순간》은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 6층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진행되며, 내년 2월 19일까지 계속됩니다. 1월 1일, 1월 21일, 1월 22일은 백화점의 휴관일이라고 하니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 | 아트맵 에디터 이지민
자료 | 아트맵, 롯데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