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 걸까. 내 인생이 재미가 없어져 버렸나?
글 쓰는 일을 멈춰버렸다. 정확히는 에세이긴 하지만 거의 두 달을 채워가도록 글을 브런치에 올리지 못했다. 브런치에 쓰는 글의 자아를 따로 만들어 놓아서 요즘 그 자아가 발동이 되지 않는다. 너무 나와, 나 자신과 가깝고 밀접한 것들만 쓰고 있어서 혼자 보고 읽기 위한 일기만 많이 쓰고 있다.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긴 하지만 써야 하는 어떤 소재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것도 글들이 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생겨나지 않는다. (신이 나도록 브런치에 쓰고 싶은 글들이 넘쳐났던 때가 있었는데......)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하여 의문이 생긴다. 왜 쓰는지 모르겠다는 마음이 생겨서. 에세이를 쓰지 않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시 창작 수업을 들었다. 다행히도 시는 꾸준히 쓰고 있긴 하지만 시 쓰는 것에도 의문을 느끼는데 다른 글이 써질 리가 없다. 그래도 시는 많이 썼다. 다행인 건 내 생에서 글쓰기가 다른 글쓰기로 전환되는 일이 있어도 끊이지는 않는다는 점.
계속 무언가를 한다는 일은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 해가 갈수록 더 진실처럼 느껴진다. 사그라지면 다시 찾아 올 회의와 권태 그리고 자괴와 싸워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아직까진, 그 권태와 자괴와 싸우면서 늘 회의하고 그럼에도 쓰고 있다. (그것이 옳은 일인지 그른 일인지 가치판단을 하기엔 난 아직 잘 모르겠다.)
뭔가에 대해서 쓰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데 도통 시작이 되지를 않는다. 그래도 다시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