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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cedie Jun 21. 2022

夏至


하~~~~지! 여름에 이르다!

06월 21일, 오늘부터 하지가 시작이다. 여름에 이르렀다고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아침은 후덥지근하고 점심시간의 태양은 눈과 피부를 찌르고 저녁이 되어도 습한 바람과 더운 기운이 온몸에 확확 끼친다. 그런 여름의 일상이 생활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하지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한 해에서 낮이 가장 긴 하루이다. 난 이게 매번 이상하게 느껴졌다. 과학적, 천문학적 사유로 발생하는 현상 그 자체를 떠나서, 여름에 이제 막 이르렀는데 오늘이 가장 긴 낮이고 내일부터 다시 밤에 조금조금씩 시간을 내어준다는 게 기분이 이상하다. 07월을 바라보는 이 시기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여름이 되려고 하는데 앞으로는 밤이 더 길어질 거라니 이상하다. 계절은 조금씩 조금씩 흐르는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난 올여름 저물지 않는 저녁들을 어떻게 신나게 보낼까 고민인데, 이렇게 고민하다 보면 또 지극하고 깊은 밤이 금방 찾아오겠지.


하지에 대해서 찾아보니 오늘은 4시부터 밝아지기 시작한다던데...... 아니나 다를까 04시에 일어났다. 밝아오는 아침 때문인지, 그 아침을 맞아 지저귀는 새들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하지로운 아침을 보내고 ! (하지만 그러고 다시 잠이 들었다) 나는 만년 늦잠쟁이이지만, 근래 여름에는 곧 잘 일어난다. 이전에 살던 집들과 다르게 지금 내가 잠드는 방은 해가 매우 잘 드는데, 암막 커튼 같은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여름이 되면 밝아오는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곤 한다. 새들은 또 얼마나 지저귀던지, 내 단잠을 깨우는데 한 몫하는데, 그 노래들이 또 누워서 듣기에 되게 좋다. 반은 잠에 잠겨있으면서 새들은 지치지도 않나 어떻게 저렇게 계속 지저귀지 고민하고 다시 새들의 지저귐을 자장가 삼아 잠든다. 그냥, 여름이 좋은 건 아침이 밝아오고 새가 지저귀고 온화한 (곧 덥고 쨍한) 햇살이 침대를 비추고 그러면 무슨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아침을 맞아서, 그 기분이 좋아서, 그래서 좋다.


오늘, 여유롭게 지는 해를 바라보며 긴 낮을 즐기며 저녁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여름 스포츠에 제격인 수영을 다녀오고 동생과 놀이터에서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고 제로콜라를 마시며 재즈를 듣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충분히 여름답게 알찬 하루다.


아, 오늘 드디어 여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선풍기도 꺼냈다. 이제 정말 더워지려나 보다.



앗, 이건 TMI,

오늘부터 게자리가 시작된다고 한다. (내가 게자리라서 알았다) 하지부터 게자리가 시작된다니, 뭔가 매력 있다. 그래서 오늘 게자리 운세에 뭐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어쩐다 그런 말이 있었지만... 하핫 사랑하는 여름을 다시 올해도 맞이한 걸로, 새로운 사랑을 맞이한 걸로 치자.... 하핫.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도 그렇고, 영화 "미드 소마"도 이 절기가 배경이라 한다.

절기 맞이 감상하는 거 어떨까?   



사랑해, 하지. 사랑해, 여름. 사랑해, 한낮, 미드 서머, 게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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