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을 앞두고

시베리아 여행기

by Lacedie



서울로 돌아가기가 싫다. 너무 싫다. 다시 돌아가면 마주해야 할 것들. 일상을 살아가려면 감당해야 할 것들. 그런 것들이 생각난다. 여행의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그런 시간들을 더 이상 감당하고 싶다. 견디기가 힘들다.

계속 반복될 일상들. 아침을 먹고 출근하고 점심을 먹고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잠드는...... 아니, 그런 것들이 아니라도 단지 서울에서의 삶을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힌다. 내년도 작년과 올해와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아는 일은, 몇 번을 다시 깨닫고, 다시 깨닫고, 알게 되어도 적응되지 않는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이다.

난 단지 순환고리를 끊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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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머지않았다. 출발할 때 세지 않았던 시간인데, 남은 시간들을 세면서 지내고 있다. 귀국할 순간이 다가올수록 우울해진다. 나는 진실로 고향을 원치 않는 것뿐인가? 내가 이곳에 머물면, 서울이 아닌,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계속 머물면 그렇다면 나는 괜찮아질 수 있을까? 돌아가는 일을 싫어하지 않게 될 수 있을까?

아니, 난 도피하고만 싶은 탈주범일 뿐이다. 매번 다시, 감방으로 돌아가면서...... 감당하고 싶지 않아 회피하는 어린애. 일상을 책임지는 일이 아직도 어렵고 버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