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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미 May 08. 2023

서양미술사의 고찰(헬레니즘, 기독교)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chapter 4-6)를 읽고


지난주에 이어 그리스 미술부터 로마제국의 미술을 알아보았다. 과거의 미술가들은 당시의 경향에 맞게 작품을 제작하면서도 꾸준하게 그들 만의 방식을 만들며 테크닉을 익혀 나갔다. 특히 그리스와 로마제국에서는 각각 다른 방식에 초점을 맞추면서 작품의 아우라를 만들어 나갔다.  


 이집트에서는 미술이라는 분야가 작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영혼을 보존하는 역할이 더욱 강조되었다. 그러나 그리스 미술은 종교적, 정치적 관점에서 한 걸음 물러나 미술 본연에 관심을 가졌다. 나는 이러한 그리스의 분위기가 작품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 테크닉을 중점적으로 바라보도록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이 전 미술에서는 볼 수 없던 단축법이나 다양한 동작들을 어려움 없이 처리하는 것은 미술가들의 자의식을 기르는데 역할을 했다고 저자는 언급하였다. <헤르메스와 어린 디오니소스>라는 작품을 살펴보면 이집트 미술처럼 특정 부분만 보이도록 강조하거나 정형화된 자세를 그리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자세만으로 충분히 위엄 있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하지만 그리스 미술도 완전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생략하여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저자는 보통 이러한 경우에 껍데기만 남고 활력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그리스는 전형과 기술이 새로우면서 정교한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하였다. 나는 이 주장을 미술가가 특정 부분을 생략하고 다시 균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작가의 해석이 작품 속으로 녹아들었기 때문에 활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와 헬레니즘 미술은 주술적, 종교적 의미와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작품에서 신의 모습을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만들고자 하는 개념 자체가 신을 숭배하는 종교적 사상이 작품 속에 내재된다고 생각한다.

<헤르메스와 어린 디오니소스>



 헬레니즘 이후 로마가 세계를 정복하면서 미술도 변화를 겪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분야는 건축이다.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축 기법 중 하나인 ‘돔’ 양식은 로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로마 때 아치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궁륭이 가능해졌고 이것이 현재 돔의 시초이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로마 미술이 그리스 미술과 같이 대상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에도 그리스와는 다르게 종교적 의미가 다시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종교적 의미가 헬레니즘 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작품 속 은연하게 내재되어 있었다고 다시금 생각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불교, 유태교 등에 영향을 끼쳤다. 그중 유태교는 그리스나 로마 미술과는 다르게 대상을 똑같이 묘사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작품의 아름다움 자체보다는 종교적 내용에 더 초점을 맞춰 제작했다는 점에서 같은 흐름 선상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흥미로웠던 점은 후기 로마 제국을 살펴보면 유태교의 미술처럼 헬레니즘의 묘사 중심의 미술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단편적으로만 보면 미술이 로마 후기에 와서 쇠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시기에 작가들이 외양 묘사가 아닌 새로운 효과를 연구하였기 때문에 이후 미술이 더욱 생명감을 가지고 장엄하게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위와 같은 추세 속,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더 초점을 둔 기독교 미술을 살펴보았다. 이들은 하나님의 가르침과 성경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 힘을 기울였다. 그 이유는 당시 신자들 중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성경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일종에 그림책과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이러한 경향이 미술을 또 다른 역할로 나아가도록 가지를 뻗었다고 생각해 흥미롭게 보였다. 이야기를 전달할 때도 본질적인 내용에 집중하여 작품에 표현하도록 노력하였음을 볼 수 있다. 도판 <빵과 물고기의 기적>을 보면 인체를 평면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하여 내용에 더욱 집중되게 하였다. 하지만 모자이크 기법을 사용하여 장엄하고 화려한 효과를 주어 종교적 엄숙함을 놓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명확성과 전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보여 이집트의 관념이 살아났다고 저자는 주장하면서도 작품 속 인체를 하나씩 자세히 관찰해 보면 그리스, 헬레니즘이 있었기에 가능한 표현들이 있다고 보아 미술의 흐름이 하나로 묶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빵과 물고기의 기적>


 그리스, 헬레니즘, 로마, 기독교 미술에서 각 시기에 중요시 여겨지는 부분이 다르다는 점과 그것들이 어떻게 하나의 미술사 흐름으로 연결되는 지를 고찰해 보았다. 테크닉적으로는 달라 보일 수 있어도 결국 모두 당시의 믿음을 작품 속에 녹아내는 과정임은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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