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쓰기를 시작하며...
오랫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써왔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며 나도 변했지만, 네이버의 운영방침도 계속 변해갔다. 그런데 각자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관점에 따라서는 달리 보이기도 한다. 나는 블로그가 가진 초기의 청정함과 심플함, 소박함이 좋았다. 그러나 순수와 심플은 자본주의의 원리인 무조건적인 성장에 매몰되어 갔다. 그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목적을 띤 이웃맺기와 상업적 글들, 수없이 달리는 "나 좀 봐주세요!"하는 댓글의 외침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단지 글쓰기와 이웃과의 소소한 소통에 관심을 가졌던 초기의 블로거들의 니즈(needs)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상대를 바꿀 수는 없지만 나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장구의 고심 끝에 나의 글쓰기의 관성과 관습을 리셋하기로 했다.
내가 무언가 변화를 생각하며 고심할 때 브런치가 떠올랐다. 브런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삼 년 전쯤 누군가가 자기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고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았다.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로 인해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다. 브런치에 대해 검색해보니 일반 블로그보다는 글쓰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블로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블로그와 관련한 이런저런 상쾌하지 못한 변화를 보며 마침내 시절 인연이 무르익었던가 보다. 그리하여 나의 블로그에 썼던 글을 기반으로 하여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여 가입 승인을 받았다.
우선 브런치에는 그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며 다시 수정 보완하고 싶다고 생각한 글들을 손질하여 포스팅할 예정이다. 블로그에는 미술과 신화, 와인을 공부하며 나의 공부한 내용과 깨달음을 포스팅하였다. 전문가들의 책이나 다른 사람의 글에서는 보기 어려운 유니크한 글들이 제법 있다. 그런 글들을 조금 더 손질하고 보완하여 온전한 글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또 오랫동안 개인 문집에 써 온 글들 중에서도 선별하여 조금씩 노출시켜 볼 예정이다.
"처음"이란 그것이 무엇이든 설렘과 함께 약간의 두려움도 동반한다. 나는 브런치에서 글쓰기의 처음, "초심"을 되살려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