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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노 Art Nomad Apr 07. 2018

네엣. 다시만난세계의 사람들

각 조직의 특성부터 파악하기_호박색 편 1  

호박색 패러다임 (중략 및 요약 본. 중요한 내용이 많아 요약하기 어렵다

순응을 상징하는 호박색 의식이 등장하게 되자, 인간은 원예적 방식으로 생존해왔던 부족국가로부터 경작의 시대, 문명의 시대, 그리고 제도화 되고 관료화 되며 조직화된 종교의 시대로 도약하였다. 발달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발달한 사회에서는 오늘날의 성인 인구의 상당부분이 이 패러다임에 의해 운영된다. 사람들은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고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어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 

순응을 나타내는 호박색의 의식은 타인의 감정과 지각을 깊이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된다. 내가 나의 관점과 나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를 상상할 수 있다. 나의 자아 가치감은 이제 타인의 의견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나는 내가 소속한 사회 집단 속에서 승인받고 수용되며 그 속에 속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집단의 규범을 내재화하는데 그 생각을 지배하는 것은 자신이 그 집단과 부합하는 똑바른 외모, 행동, 사고를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서다. 

켄 윌버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보호와 관심이 '나'로 부터 '집단'으로 확장된다. 그러나 그 이상 확대되지 않는다. 만일 당신이 그 집단의 구성원이 되면 신화와 이데올로기가 나와 동일한 집단의 한 구성원이 되며 당신은 '구원' 받는다. 그러나 만일 문화가 다르고 집단이 다르며 신화가 다르며 섬기는 신이 다르다면 당신은 지옥에 떨어진다. 


                                                                                                              프레데릭 라루 

                                                                                                                  조직의 재창조 



최근 관계의 수평성, 은폐되었던 정보에 대한 공개와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미투(Metoo)운동, 사진.학력.신체사이즈 등의 표기가 제외된 표준이력서, 최저임금의 상향과 고용주. 고용인 간의 관계 개선요구, 최순실관계 사건에 대한 국민적 심판, 과거 조망되지 못했던 민주화 운동 뒤의 고문과 4.3 제주 항쟁 등. 이 모든 게 나는 개별의 사건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맹목적이고 불합리한 사회적 권위에 대항하고 있다. 

미투운동의 본 취지는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옹호도 '79년생 장대현 (82년생 김지영의 남편이라 주장하는 가상의 인물)'에 대한 저격도 아니라 생각한다. 이번만큼은 개별인물 간 성추행 잘잘못의 이야기가 다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남성 대 여성 이슈에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병역의무와 가산점에 대한 논란, 여성의 생리에 대한 보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끝없는 챗바퀴를 돌다 감정과 인격의 문제로 번지기 마련이었다.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순 없을까? 예를들어 의무병역제를 바꿔 '원하는 사람(남녀 모두)에 대한 용병제와 용병만료 후 직업 변경시 가산점이 더 수평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가'에 대한 논의는 어떨까. 

2016년 12월 7일 청년허브에서 열린 잡동산 파티에 표준이력서에 대한 소개 섹션이 있었다. 기존의 이력서에 사진이 들어가는 건 좀 부담스럽다 정도의 인식에 머물러 있던 내게 많은 질문을 던져준 코너였다. 각기 다 다른 업무 환경에 맞지 않는 일괄된 신체 사이즈를 적는 항, 출신 고향이 드러날 수 있는 나의 중고등 학력과 선후배 논쟁에 빠질 대학학력 항 등이 제외 되었다. 외모, 동향. 동학으로 대표되는 출신이라는 비논리적이고 감춰진 권력, 출생시의 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들, 한번 선택이후 변경되기 어려운 것들에서 자유로워지고 업무능력의 상호확인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좀 더 집중하게 된 것이다. 

최순실사건, 민주화 운동 뒤의 고문, 4.3 제주 항쟁의 시발원인 등의  진상규명과정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은폐와 왜곡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이다. 위계의 가장 안 좋은 점은 '정보 비공개에 대한 합리화'라고 생각한다. 이 말은 한 때 연예계 이슈공개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 로 대응하던 조악함이 아니다. 나는 이를 '공생 관계에서 스스로 어떤 사안을 얼마만큼 투명하게 다뤄가고 깊이 있게 성찰하며 공유할 것인가 가치판단하는 능력의 결핍' 의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정재계에만 일어나는 이슈도 아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선생이 학생에게,  종교 지도자가 신도들에게,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게. 우리의 계층을 '수직'으로 세워 놓는 한 '정보 비공개의 합리화'는 계속 될 것이다. 이런 프레임은 인류가 '집단'을 이루고 '관직을 하사'하고 '일자리에 지원'하며 '종교'를 가진 이래 가장 만연하다. 차이는 오로지 '따뜻한 위계' 인가 '덜 따뜻한 위계'인가 혹은 '합리적 결정론'인가 '덜 합리적 결정론'인가로 귀결되기도 한다. 다시 '은폐와 왜곡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이전의 세계에선 '위' 에 있다고 했을 것이다. '다시만난세계'의 사람들은 이제 '그 어디에도 없다'라고 대답하고 있다.   


 


Photo by NAS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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