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반의 준비를 하고 정확하게 준비한 일들의 결과물이 아니라,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하고 우연하게 벌어진 일들 - 속에서 진정 의미 있는 사건, 어떤 본질이 드러나는 것 아닐까? 꿈에서 별다른 뜻 없이 일어나는 많은 일들. 신비. 환상들은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이 지닌 헤아리기 힘든 작용들에 관한 암시가 아닐까? 치밀하게 모든 것을 알아낸다고 해서 늘 우리가 본질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못하는 게 많으니까, 앞으로 또 할 일이 많은 것이다.
무언가를 편안하고 익숙해질만큼 잘하게 되면 그때부터 재미가 없어진다. 지금 힘들고 골치 아프고 긴장되지만, 이때가 또 제일 재미있고 기억할 만한 순간이다.
진실하게 감동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연애나 사랑일까? 사회적 명쾌함일까? 통속적인 드라마와 극적인 결과일까? 유물론이나 예술적 아우라일까? 아니면 스펙과 재능의 발견이나 안정일까? 모든 것이 감동의 속성을 포함하거나 감동의 모티브가 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감동 안에서 결론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진정한 감동일 것이다. 내가 사물이나 관계의 거룩한(또는 신비한) 속성에 좀 더 다가섰을 때, 그때 진정하게 감동하는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감동은 아마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일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꾼다'라고 한다. 꿈은 단지 목표에 지향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꿈을 꾸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어떤 도착지점에 다다르기까지의 여정 속에 숨은 많은 풍경 속에 나를 일깨워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