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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Feb 20. 2024

[100 챌린지] 단지의 독서노트_67

새로운 시작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흥망성쇠의 기록

저자 최정우

출판 선생님앤파커스

발행 2020.04.16.

2000년의 일이다. 단 5개월 만에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가 181배나 오른 전무후무한 일이 있었다. 주인공은 리타워텍, 등장인물은 하버드대 출신의 금융전문가 최유신이다. 당시 30대 초반의 사업가였던 최유신은 보일러 송풍기 제작업체인 ‘파워텍’을 인수해 ‘리타워텍’으로 사명을 바꾸고, 장외 벤처기업을 인수하기 시작한다. 해당 기업 주식과 리타워텍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을 썼다. 이런 방식을 A&DAcquisition & Development라고 부르는데, 당시 한국 시장엔 거의 사례가 없던 방식이다. 최유신은 혁신적인 경영자로 칭송받았다.

인터넷 버블 시대 수많은 기업이 트래픽만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 가치를 늘려갔지만, 리타워텍은 그 어떤 기업보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2001년 1월에 70억 원이던 시가총액은 같은 해 8월, 1조 2,000억 원까지 올랐을 정도다. 문제는 기업 인수를 호재로 주가 조작을 시도했다는 거다. 버블 붕괴에 주가 조작 의혹이 겹치면서 리타워텍의 주가는 무섭게 떨어졌다. 최유신을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과 리타워텍의 피인수 기업 주주들이 엄청난 피해를 본 건 당연한 일이었다. 어찌 보면 리타워텍 사건은 버블 시기 기업가와 투자자의 모럴해저드 moral hazard, 즉 도덕적 해이가 만든 수많은 사건 중 하나였다. 옐로모바일이 등장하면서 이 사건이 시장에 다시 소환된 것이다. 리타워텍과 옐로모바일은 주식 교환 방식으로 M&A를 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유사했다.

그래서였을까? 옐로모바일에 대한 내 평가는 상당히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여기엔 내 경험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악몽 같은 경험 때문에 객관성을 잃고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다시 냉정하게 들여다보니, 두 기업이 100% 같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리타워텍 사건은 주가 조작이라는 명백한 ‘사기’ 사건이었다. 하지만 옐로모바일은 자신의 여력으로 피인수 기업을 사들이고 있지 않은가!(검색으로 접하는 정보만으로는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지 알기가 어려웠는데, 그만큼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버렸다!) 특히 옐로모바일은 리타워텍처럼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가 아니라 업계 전문가인 벤처캐피털 VC을 상대하고 있었다. VC는 그리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다. 리스크를 검증하기 위해 상당한 검토를 했을 게 분명했다. 그들의 검증을 통과했다는 건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뜻이리라.

게다가 우리의 ‘츄로씨’를 매각한 뒤로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었다. 그런 내 앞에 옐로모바일이 등장한 것 아닌가. 게다가 이건 (상대적으로) 소액의 자본으로 나를 갈아 넣어가며 고생고생 일궈가야 하는 기회가 아니었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선 기업 가치를 설명하고 넘어가자. 흔히 기업 가치는 회사의 주식 가치, 그러니까 ‘주가 ×주식 총 수’로 이해하는데, 본래 기업 가치가 주식 가치만으로 책정되지는 않는다. 총 기업 가치 Enterprise value는 주식 가치와 부채 가치를 합한 것으로, 주식 가치 Equity value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보통은 기업 가치를 주식 가치와 혼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기업 가치는 주식 가치로 정의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한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2가지가 있다. 먼저 첫 번째 방법이다. 기업은 이윤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유기체로, 이 유기체의 최종 생산물은 이윤이다.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이윤을 만드는 게 기업의 존재 이유기도 하다. 이렇게 기업의 이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고 가정할 때, 미래의 이윤까지 현재 가치로 평가한 금액이 기업 가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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