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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Feb 26. 2024

[100 챌린지] 단지의 독서노트_78

혼돈으로 지배하기

Why Fish Don’t Exist

A story of loss, love, and the hidden order of life

Lulu Miller

Publisher: Simon & Schuster

Published: 06 APR, 2021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저자 룰루 밀러

번역 정지인

출판 곰출판

발행 2021.12.17


혼돈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 하는 시기의 문제다. 이 세계에서 확실한 단 하나이며,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주인이다. 과학자인 아버지는 일찍이 ‘열역학 제2법칙’은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가르쳤다. 엔트로피는 증가하기만 할 뿐,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줄어드는 일은 없다고 말이다.

아버지는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라고 말이다. 혼돈은 우리의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 우리의 꿈, 우리의 의도, 우리의 가장 고결한 행동도. 절대 잊지 마라고도 했다. 아무리 스스로가 특별하게 느껴지더라도 너는 한 마리 개미와 전혀 다를 게 없다. 좀 더 클 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하지는 않다.

전체 시간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인간이 존재한 기간은 손톱만큼이다. 우리는 아마 곧 사라지게 된다. 그러니까 만약 지구 저 멀리서 떨어져서 본다면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거다. 거기엔 행성들이 있고, 그 너머엔 더 많은 태양계가 있다.

20년 뒤 천문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이 “우리는 점 위의 점 위의 점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을 때 나는 아버지의 말이 기억났다.

매사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을 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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