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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Feb 26. 2024

[100 챌린지] 단지의 독서노트_77

티끌모아 태산?

천 원을 경영하라

박정부 저

쌤앤파커스 출판

2022.12.01

아성다이소는 1997년 첫 매장을 연 후 25년 동안 약 1만 배 이상 성장했고,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사랑 받았다. 물론 탄탄대로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 휘청인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천 원의 힘’ 때문이었다. 만리장성도 벽돌 한 장에서 시작되었듯, 3조 매출도 천 원짜리 한 장에서 비롯되었다.

 박정부는 "10만 원짜리 상품은 1개만 팔아도 매출이 10만 원이지만, 1,000원짜리 상품은 100개를 팔아야 10만 원이 된다. 100번 더 움직이고, 100번 더 진열하고, 100번 더 계산하고, 100번 더 닦아야 가능한 일이다. 내게 천 원이란 이처럼 매 순간 흘려야 하는 땀방울이고, 그 땀방울이 만든 성실함이자 정직함이다. 기술이나 요행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정직하지 않고 성실하지 않았다면 절대 얻을 수 없는 성취다.

그저 좋은 공간이 있으면 매장을 열었고, 팔릴 만한 상품이 있으면 개발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작은 것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지키고 당연한 것을 꾸준히 반복했던 것, 그것이 오늘날 아성다이소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라고 했다.

나폴레옹이 남긴 명언 중에 ‘시간의 보복’이란 말이 있다. 기일을 놓친 고지서가 훗날 이자에 이자가 복리로 붙듯이, 소홀했거나 간과한 실수 하나가 해결하기 힘든 더 큰 문제로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 것이다.

유리재떨이를 주문 받았는데 가격 경쟁력만 생각하다 품질을 체크하지 못한 것이 실수를 했다. 아낀 몇 푼이 불량을 만들었고, 그것이 ‘전량 폐기’로 되돌아왔다. 천 원의 보복이었다. 첫 거래에서 신고식을 단단히 치르고 다시 한번 작은 것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이처럼 작은 실수와 무심함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아마 그 첫 거래가 아무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이후에 작은 것 하나하나에 그토록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무려 140여 년 전인 1879년, 프랭크 울워스(Frank Woolworth)가 뉴욕에서 문을 연 ‘파이브 센트 스토어’가 세계 최초 균일가 소매점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후 울워스는 펜실베이니아 랭카스터에서 5센트와 10센트 품목을 함께 판매하는 ‘파이브 앤 다임 스토어’를 새로 여는데, 이것이 대성공을 거두어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 그리고 1919년 창업자 프랭크 울워스가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무렵, 울워스는 세계 최대의 유통기업이 된다.  시장조사를 하러 갔을 당시 LA의 버논(Vernon)은 특히 미국 달러숍의 상품공급 집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주로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는 도매상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미국을 위시한 중국, 멕시코,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 상품을 받아 달러숍에 공급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세제, 칫솔, 치약 등 생활용품에서부터 기초 화장품까지 상품도 엄청나게 다양했다. 그곳에서 균일가 사업의 유통구조와 체인, 특히 상품개발 과정을 눈여겨보았다. 아랍계나 인도계 사람들은 단순히 상품공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달러숍을 운영하며 리테일(소매업)도 했다. 그러다 보니 거래하는 물량이 가히 천문학적이었다. 100만 단위는 보통이었다.

다른 업체들이 100엔이라는 판매가를 맞추기 위해 더 싼 제품을 찾아 다닐 때, 더 좋은 제품을 찾아 세계를 누볐다. 나라마다 원가와 품질 경쟁력이 다르므로 국가별로 특성에 맞는 제품을 발굴했다. 이를테면 베트남에서는 고무나무 원료로 만든 주방용품과 세라믹 화병을, 태국에서는 유리 제품과 포푸리 방향제, 인도에서는 스테인리스 주방용품, 브라질에서는 도자기, 포르투갈에서는 코르크 제품, 스페인에서는 리사이클 유리, 영국에서는 커피 필터를 소싱했다. 비록 가격은 100엔짜리일지라도 품질에 대해서만은 자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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