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한국작가 ‘남희조’ 뉴욕 개인전

“기원의 실”로 풀어낸 영적 서사

by Art n Money in New York


뉴욕에서 또 다른 한국작가를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모노크롬에서 실험예술까지 한국 미술의 역사적 계보를 조명하고 연구해 왔다면 이제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와 신진 작가들 에게로

조명이 쏠리는 중이다. 20년 이상 뉴욕에서 학업을 마친 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남희조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9월 Space776에서 열린다고 해서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남희조의 개인전 〈기원의 실(Threads of Origin)〉은 직물 설치 작업과 자개 달항아리, 회화 작품을 아우르며 인간 존재의 기원과 모성, 그리고 고대 샤먼들의 지혜를 탐구한다.


남희조작가는 작품의 근거를 다지기 위해 바이칼 호수를 직접 찾아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여러 나라에서 발간된 역사서를 교차 검증하며 연구를 이어왔다. 또한 삶 속에서 명상과 의식 같은 샤먼적 수행을 실천하며,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연구와 수행은 그의 작품에 학문적 깊이와 체험적 무게를 동시에 부여한다. 전시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패브릭 설치 작업은 찢고 꿰매고 봉합하는 과정을 통해 상처와 치유, 죽음과 재생의 순환을 시각화한다. 자개 달항아리는 전통적 한국 미학을 현대적으로 변주하며, 도자의 단단함과 자개의 빛을 결합해 영속성과 무상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회화 작품은 겹겹의 붓질과 흔적을 통해 기억과 신화를 기록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특히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모성의 힘이 있다. 남희조에게 모성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인간 존재를 가능케 하는 보편적 에너지다. 직물은 어머니의 품처럼 관람객을 감싸고, 달항아리는 달빛의 순환처럼 포용을 발산하며, 회화는 집단적 기억의 흔적을 새겨 넣는다.


1961 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난 남희조는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순수미술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그는 회화, 조각, 설치, 도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재료의 물성과 자연의 순환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동아일보 등 주요 매체에 소개된 바 있다. 또한 남희조 작가의 성취는 국내외에서 높이 평가받아 제42 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올해의 최우수작가’로 선정, 2024 년 제43 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예술은 불교의 ‘불이 비일(不二非一)’ 사상에서 비롯된 철학을 바탕으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계가 결국 하나의 근원으로 이어져 있음을 탐구한다. 이러한 세계관은 2015 년 동양 여성 최초로 열린 그리스 국립고고학박물관 초대 개인전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당시 그는 고대 문명의 유산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시킨 설치 작업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이번 뉴욕 전시는 그 연장선상에서, 고대의 서사와 영적 체험을 현대적 매체로 변주하며 다시금 ‘기원의 힘’을 탐색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 우리를 이어주며,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기원의 실〉 전시는 2025 년 9 월 18 일부터 10 월 15 일까지 뉴욕 스페이스 776(37-39 Clinton Street)에서 열리며, 오프닝 리셉션은 9 월 26 일 오후 6 시부터 8 시까지 진행된다.

오프닝 RSVP

https://lu.ma/ikqund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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