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 n Money in New York Jan 24. 2023

초보컬렉터가 그림 사는 방법_1편

그림은 어디서 삽니까?

한국 미술시장이 커지면서 일반인들의 미술시장 참여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미술시장은 고금리로 인한 유동성 감소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으나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조정기가 지나고 나면 한국 미술시장은 양적성장에서 질적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다. 해외 유명 갤러리의 한국시장 진출과 프리즈 아트페어 같은 메이저 아트페어의 한국 진출 등이 이것을 증명한다. 이제 성장과 더불어 국제적 수준의 냉정한 시장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거대자본과 오랜 역사, 노하우가 축적된 해외 갤러리와 소규모 한국 지역 갤러리간의 힘겨운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이제 막 시장에 참여하려는 초보 컬렉터들은 그림구매를 어디서 해야 하는 것인지 조차 막막할 수 있다. 갤러리와 미술관은 어떻게 다른지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는 누가 주최하는 것인지 또 옥션에서는 항상 비싼 작품만 파는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초보 컬렉터라면 갤러리와 미술관의 역할구분,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의 차이점, 마지막으로 경매시장에 대한 이해가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은 그림을 어디서 사는 것인지 먼저 알아보겠다.


1. 갤러리

일반적으로 갤러리에서 그림을 사고 판다는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갤러리의 성격에 따라 취급하는 작품과 작가가 다르다는 것은 잘 모른다. 고미술품과 골동품, 그리고 근대화 초반 한국화와 서양화 작품을 취급하는 갤러리와 현대미술 갤러리가 있고 액자집이지만 갤러리라고 이름을 지어놓은 곳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작품을 팔기도 하는 곳도 있다. 먼저 크게 기획전시를 하는 갤러리와 세컨더리 마켓만 다루는 갤러리를 나누어 보자. 이것만 보아도 내가 어떤 갤러리에서 그림을 사야 하는지 판단이 설 것이다. 신진작가나 생존 작가의 신작을 구매하고 싶다면 무조건 기획 전시를 하는 갤러리로 가야 한다. 그러나 이미 유명한 작가의 알려진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세컨더리만을 다루는 갤러리라도 괜찮다. 갤러리가 오래전부터 작품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주 좋은 가격에 원하는 작품을 구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기획전시를 하는 갤러리 중 전속작가가 있는 갤러리와 없는 갤러리를 나누어 보자. 전속작가가 없는 갤러리보다는 전속작가가 있는 갤러리가 더 좋다. 작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과 시간이 드는데 한 작가와 꾸준히 함께 한다는 것은 그 갤러리가 작가에게 적극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미래의 성장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술시장이 좋을 때에는 이것도 주의해야 한다. 마구잡이로 신진작가와 전속계약을 한 후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면 마음대로 계약을 파기하는 갤러리 들도 있다. 이름난 갤러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러니 갤러리와 작가의 관계나 히스토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자.


2. 아트페어

초보 컬렉터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것이 아트페어이다. 조용한 갤러리와 달리 북적거리고 한 번에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는 데다 그저 즐기고 구경만 하더라도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아트페어장에서 갤러리스트들이 가장 피곤할 때는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들고 와 자신의 작품을 막무가내로 홍보하는 작가나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공부하듯 작품을 해설해 달라며 시간을 너무 많이 뺏는 관람객 들이다. 아트페어 부스비는 굉장히 비싸다. 게다가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단 며칠 만에 이 비용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지는 말자. 물론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가격을 물어보는 것 정도는 괜찮다. 갤러리스트들은 대부분 친절하게 응대해 줄 것이다. 아트페어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번에 많은 작품을 비교해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뜨거운 미술시장의 열기 또한 느낄 수 있어 재미가 있다. 하지만 아주 넓고 사람이 많아 천천히 생각하면서 작품을 볼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아트페어장에서 좋은 작품을 구매하려면 먼저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보통 아트페어 조직위원회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갤러리와 작가, 부스의 지도 등 정보를 제공한다. 이것을 미리 보고 먼저 찾아볼 갤러리를 정해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면서 감상을 해야 어느 정도 체계적인 관람이 될 수 있다. 인기작가의 경우 늦게 가면 작품이 솔드아웃 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르기 어렵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편안한 신발이다. 종종 초보 컬렉터들은 아트페어장에 가는 것이 매우 신나기 때문에 잘 차려입고 그에 맞는 하이힐을 신는 경우가 있는데 하이힐을 신고  페어장에 간다면 30분 만에 후회하게 될 것이다. 깔끔하게 잘 차려입더라도 신발 만은 아주 편안한 것을 신고 가자. 전시관람이 훨씬 즐거울 것이다.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구매하고 작품을 반출하는 경우 반출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래야 작품을 입구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보는 아트페어 측으로 전달되어 다음 전시 때 vip 리스트를 만드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3. 옥션

신문을 보면 한 번씩 수천억 원에 명화가 낙찰되었다는 소식을 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옥션은 크리스트, 소더비, 필립스 등이 있는데 크리스티나 소더비 옥션에서는 비싸고 유명한 작품만 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운이 좋으면 시장가 보다 훨씬 좋은 가격에 작품을 낙찰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옥션이 열리기 전 해당 작품을 미리 전시하는데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옥션에서는 작품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장 작품을 위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트 컬렉팅을 지속적으로 하고자 한다면 거래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옥션거래를 지속적으로 잘하고 싶다면 자신을 전담하는 담당자가 있는 것이 좋은데 전담하는 직원이 작품을 구매해야 하는 시기와 내어 놓을 좋은 타이밍에 대해 간간히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옥션에 작품판매를 의뢰한다고 해서 모든 작품을 다 받아주지는 않는다. 경매는 기록이 남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가 잘 될 것 같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작품위탁을 거부한다. 그러니 좋은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는 시기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내어놓을 좋은 타이밍을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 컬렉터라면 구매중독에 빠지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본인은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여 나름대로 좋은 작품을 구매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작품을 시장에 내놓으려고 하면 팔 수 있는 작품은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당장 사장에서 판매가 어렵다고 해서 작품을 잘 못 구매한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이란 시장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꾸준하고 방대한 전시 관람을 하고 엄청난 양의 참고 도서를 본 후에야 자신만의 취향과 좋은 작품을 보는 눈이 생긴다.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내지 말고 지속적인 공부를 통해 나만의 눈을 높이자.


영상으로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