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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종 Dec 22. 2017

다윗의 새총질

<다윗, 이외수> 캔버스 위에 유채, 150호, 2017 작업중. 황재종 그림


  요새 소설가 이외수 씨의 속이 이래저래 다 썩어 빠지는 모양이다. 본인 말로는 심장마비 걸릴 일이고, 먼발치에서 보아하니 허파 디비질 노릇이다. 화천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단이다. 화천군? 어디 있노? 상식으로 알아두자. 화천군은 저어기 저 강원도 끝선, 민간인 구경하기가 인민군 보기만큼이나 어려운 최전방 휴전선 턱밑에 있다. 


  지난 11월 말에 이외수 작가와 해묵은 약속을 지키려고 화천군 다목리 감성마을에 가는 길에 “이외수는 화천군을 떠나라!”라는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 어느 하릴없는 자가 내다 걸었나? 하고 힐끗 보고 말았는데, 최근에 <이외수 감성마을 퇴출 안건>이 화천군 의회에서 의결됐는 갑다. 


  옴마야! 시방 어떤 시대인데, 장난하나! 입바른 소리하는 예술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폭정을 실행하는 관리(官吏)의 관등성명이 무엇인고? 옛 화천군수가 이외수 작가를 산간벽지에 모셔다가 그의 예술혼을 10년 남짓 활용하며 상생한 것 까지는 좋은데, 오늘날 정치적인 노선이 다르다고 해서 억지춘향으로 법망의 올가미를 씌워 작가의 정신머리를 길들이려 하다니 - 적폐 세력이 쓰던 수작 그대로다.


  이외수, 그가 10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서 화천군의 부흥을 위해 봉사하며 창작활동을 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화천군의 곳간을 채워주는데 일등공신일뿐더러, 칠순 넘은 암환자 예술가를 이 엄동설한에 감성마을 밖으로 내쫓아내야만 하는 곡진한 이유와 저의는 무엇인가?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감사패는커녕 퇴거명령이라니! 이건 정치적 고려장(高麗葬)이다.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테러다. 화천군의 곳간을 거덜 낼 자충수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이외수가 없는 화천군 감성마을을 누가 있어 찾아갈까? 그를 팽하는 날부터 감성마을은 적막강산 폐허가 될 것이요, 이외수와 유사한 혼령들, 아니 순수 감성에 목마른 영혼들이 들개처럼 달려들어 나으리들의 무지몽매를 짖어대며 물어뜯을 것이다. 


  참 딱하다. 똥인지 된장인지 꼭 잡사봐야 맛을 아는가? 보아하니 완장 찬 나으리께서 빈대 잡으려다가 저거 초가집 홀라당 다 태울 형국이로다. 명심하시라, 예술과 예술가를 핍박한 자들은 필연적으로 역사에 오명(汚名)을 새기게 된다는 것! 아직 늦지 않았다. 이쯤에서 저 무지하고 무례한 칼춤을 거두시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나 예술은 무궁무진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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