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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종 Feb 13. 2018

묵시록

향암미술관카페 입구, 아스라히 백암산(1004m)이 보인다.

차로 바삐 지나쳤던 길,

칼바람 부는 날 10리길을 걷다가 덕분에 먼 산을 보았다.

삶에 묻혀 전체를 조망해 본 적이 언제이던가?

설핏, 내 사는 풍경을 멀찌감치에서 보아하니 삶은 충분히 아름다운 판국이다.

우측 상단에 향암미술관카페가 있다.

일용할 땔감을 하러 향암미술관카페 인근 산에 올랐다.

멀리서 볼 때는 간단히 붓질하면 그만인 형상이지만,

그 삶의 현장에 파고들면 일획으로 다 품을 수 없는 천태만상이 서려 있다.

운명적인듯 부둥켜 안고 쓰러진 아름드리 두 소나무의 썩은 가지 속엔 개미 유충들이 겨울잠을 자고,

나무가지 사이에는 야생버섯이 피붙인 양 자리를 잡고 있다.

난데없이 나타나 썩은 가지를 땔감으로 뜯어가는 나는 또 무엇인고....

향암미술관카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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