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RAVEL VOL. 8
리우 카니발은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4일 동안 열린다. 매년 리우 카니발 축제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180만 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카니발의 어원은 라틴어인 'Carnelevamen'(살코기를 끊는다)이다. 매년 사순절 기간 전에 열리는 카니발은 금욕을 위한 마지막 만찬이라고 할 수 있다. 카톨릭권 국가에서 예수가 죽기 전 40일을 사순절 기간으로 금욕하며 예수의 고난에 참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기간에는 육류를 먹지 않으며, 부활절이 돼야 부활의 상징인 달걀을 먹으며 마무리한다. 이 기간이 시작되기 전 교인들이 모여 고기를 먹으며 최후의 만찬을 즐기던 것이 카니발이다.
리우 카니발에서 종교적 의미는 반쪽에 불과하다. 리우 카니발은 포르투갈에서 브라질로 건너온 사람들의 사순절 축제에 아프리카 노예들의 전통 타악기 연주와 춤이 합쳐져 비로소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처음에는 사탕수수 경작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이 힘든 노동을 끝내고, 고향에서 즐겼던 노래와 춤을 추며 고통과 향수를 달랬던 것들과 사순절 축제와 만나 유래 없는 향락의 축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리우에 아프리카인들이 들어오게 된 것은 '설탕'때문이었다. 설탕의 달콤함을 알아버린 유럽인들은 더 많은 설탕 재배를 위해 값싼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길은 바로 노예제도.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싼값에 팔리기 시작했다. 끔찍한 노예 수송선을 타고 한 달 동안 같은 자세로 이동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예는 더 이상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포르투갈인들은 리우의 비옥한 토양에 사탕수수를 심어 재배했다. 제조 과정이 까다로운 설탕을 만들기 위해 노예들을 리우로 데려오기 시작했다. 당시 리우에 들어온 포르투갈 인구 중 3분의 2는 아프리카 출신의 노예였다. 팔려온 이들은 가족과 고향을 잃고, 희망도 없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노래하고, 춤추며 고통스러운 기억을 잠시 망각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노래와 춤은 격렬했다. 그 어떤 생각도 나지 않아야 하기에.
금욕을 위해 마지막 쾌락을 즐기려는 지배자들과 망각을 위한 노예들의 몸부림이 한 공간에서 충돌했다. 노예들의 격렬한 춤사위는 금욕을 준비하는 지배자들의 마음에도 불을 질렀다. 지금은 노예들의 음악 '삼바'를 빼놓고는 더 이상 리우 카니발을 설명할 수 없게 됐다. 수 많은 관중이 집결한 삼바드로모 거리에서 대규모 밴드 '바테리아'의 리듬에 맞춰 수 천명의 사람들이 몸을 흔든다.
글│아트래블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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