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겨울바다

vol. 2

by ARTRAVEL


무채색의 온도

Uljin, KOREA, Asia


바닷가 집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겨울 창을 보는 꿈을 꿨다.





ⓒ 조익현



차갑고 날카로운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다 잠시, 사는 일에 베인 것을 잊었다.

따뜻했다.





ⓒ 조익현



사진을 찍기 전까진 좀처럼 겨울 바다에 갈 일이 없었다.


누구나 그렇듯 사진기를 사고 출사라는 명목으로 떠돌다 보니 바다만큼 멋진 곳이 드물었다.

동해의 현란한 일출에 압도됐다.





ⓒ 조익현



그 뒤로 붉은 해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허투루 날씨를 살피고 새벽 찬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일이 잦았다.

새빨간 태양에 눈을 뺏기고 해를 놓치면 실패라 여겼다.





ⓒ 조익현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겨울바다의 바다를 보았다.

파도의 속도, 모래의 소리, 수평선의 시간.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길을 지나

흑과 백만 존재하는 눈 덮인 겨울바다-끝없는 무채색에 안도했다.

겨울 바다가 보이는 창이 있는 집을 장만하고 싶다.


무채색은 따뜻하다.





ⓒ 조익현



글 | 조익현

사진 | 조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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