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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reach Jeju Aug 28. 2019

"왜 생태인가?"
생태로 시작된 문화예술교육

[제주창의예술교육랩] 생태랩 활동공유 ①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창의예술교육랩 지원사업>은 ‘생태-인문’을 아우르는 지역문화자원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과학기술'를 문화예술교육에 기반해 융복합하고, 미래 지향적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실행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출범한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는 전문연구원들과 함께 과정의 실행 방향성을 이해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하는 R&D랩, 교육전문가와 청년연구원이 협업하여 프로그램을 연구·개발·실행하는D&I랩으로 구성되어,과정의 가치를 기록하고 확산하고자 합니다.

   



돌문화 공원 내 동자석



왜 생태인가, 왜 생태여야만 하는가



생태랩 연구원들은 생태문화예술교육에 각기 다른 고민을 가졌지만, 방향성은 같았습니다. 


첫째, 생물학 관점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생태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둘째, 자연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의지하며 살아온 제주의 문화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
셋째, 참여자가 주체가 되어 만들고 발전시키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어떤 기준과 주제로 생태라는 씨앗을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이름의 깊고 풍요롭고 햇빛 가득한 토양이 심어야 할 지가 생태랩의 고민이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첫 시작으로 생태를 주제로 하는 문화예술교육에 적합한 키워드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생태의 본질에 집중하며, 문화예술교육에 적합한 콘텐츠를 더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생태와 그것을 둘러싼 생태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아! 너무 넓은 듯하니 제주의 생태와 제주식 생태계로 범위를 축소해봅니다. 


결과는 생태계가 생태 주체를 선택한다는 것. 다시 말해 자연 또는 환경이 개체를 선택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생태는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최후의 승리자는 없다는 것도 있습니다. 굳이 최후의 포식자를 찾는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곰팡이 또는 미생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생태문화예술교육은 모든 유기체를 둘러싼 생태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상호 작용일까요? 공존일까요?


생태랩은  공존을 선택했습니다. 


'생태에 속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생태를 존중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생태를 바라보는 공통의 키워드는 '감수성'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이 '경외심(공경하고 두려움. 즉, 피하고 싶은 것) 이었다면, 현재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은 경이로움(놀랍고 신기함, 즉, 반가우며 가까이 가고 싶은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생태랩의 첫번째 키워드 경이로운 감수성


생태의 본질에 집중해 감수성을 이끌어 낸다고 했을 때, 두 번째 고민은 자연 생태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낼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생태계의 모든 유기물은 독특한 성질을 가지지만, 혼자 살 수 없지요. 유기물은 모두 공존하고 있죠. 반대로 공존과 가장 먼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그 결론은 이기심이었습니다. 


이기심의 반대 개념, 협력하는 괴짜


먼저 협동(마음과 힘을 합함) 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개성을 배려하지 않고 무조건 함께 한다는 느낌의 단어는 생태랩 연구의 방향성과 맞지 않았습니다. 결국, 협력(특정한 목적의 달성을 위해 서로 힘을 합하여 도움.)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서로의 개성은 존중하되 하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이 생태랩의 가치와 더 맞는 것이죠. 서로 다른 신념과 개성을 바탕으로 '생태문화예술교육'이라는 하나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함께 연구하고 있는 생태랩 연구진처럼 말이죠. 


이것은 경이로운 감수성과는 반대로 '나에게 속한 생태' 를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나온 두번째 키워드가 협력하는 괴짜 입니다.


생태의 본질에 초점을 맞춘 '경이로운 감수성', 문화예술교육에 가까운 '협력하는 괴짜' 이 두 가지의 시선으로 자연의 현존성(생태)과 디지털의 실시간(현시대의 문화), 예술의 즉흥성(예술)의 연결을 시도하였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며, 이것은 자연의 원리와도 같습니다. 기존의 '자연 생태계'와 새롭게 생성되는 '디지털 생태계'를 연결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늘 변하는 것, 생태계로서 표현되는 점에서 우리는 '디지털 생태계'로 '자연 생태계'를 확장한 것이죠. 생물학 관점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생태랩의 첫 번째 방향성이 '디지털 생태계'와 연결로 정리되었습니다.  


제주의 생태 문화를 반영하는 것


제주의 문화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두 번째 방향은 장소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라는 섬의 시작은 무엇일까요? 결론은 생태인 듯 생태 같은 생태 아닌 '돌' 입니다. 


바위가 움직이고 나무가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맥베스 Macbeth)    


생태랩은 돌문화 공원을 협력기관으로 지정하고 돌로 시작된 제주의 생태 문화에 집중했습니다. 이로써 '자연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의지하며 살아온 제주의 문화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방향성이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나왔습니다. 


햇빛이라는 자연의 스포트라이트 를 받는 바위와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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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기관  돌문화 공원을 방문한 생태랩 연구진


주체가 되는 참여자는 누구인가


모든 연구가 그러하듯 끝나지 않는 고민과 결정이 이어집니다. "누구를 위한 고민인가?"라는 질문에 생태랩 연구진의 머릿속에 떠오른 대상은 '청소년'이었습니다. 대상을 특정해야 할 지,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지 고민했지만, 결국 영유아기를 지나며 자연스럽게 생태와 멀어진 채, 학습과 입시에 치인 청소년을 교육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아니, 다른 대상을 찾기 위해 고민했지만, 치열한 논의 끝에 자석에 이끌리듯, 직선이 아닌 원을 걷는 것처럼 결국 청소년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하겠네요. 이렇게 참여자가 주체가 되어 만들고 발전시키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방향성에 부합하는 대상이 결정되었습니다. 





두 가지 키워드

두 가지 방향

그리고 대상


생태랩이 정한 세 가지 연구 방향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구의 씨앗을 문화예술교육이라는 토양에 잘 심어봅니다. 치열한 토론과 사유의 공유, 그리고 현장 체험으로 생태랩 청년 연구원이 열심히 키워야겠지요. 


우리의 연구가 생태문화예술교육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발견이라는 꽃을 피우길 기대하면서. 

 





글: 양지수 / 편집 : 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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