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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reach Jeju Sep 19. 2019

생태로운 예술생활 -1 교집합을 찾아서

[제주창의예술교육랩] 생태랩 활동공유 ②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창의예술교육랩 지원사업>은 ‘생태-인문’을 아우르는 지역문화자원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과학기술'를 문화예술교육에 기반해 융복합하고, 미래 지향적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실행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출범한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는 전문연구원들과 함께 과정의 실행 방향성을 이해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하는 R&D랩, 교육전문가와 청년연구원이 협업하여 프로그램을 연구·개발·실행하는D&I랩으로 구성되어,과정의 가치를 기록하고 확산하고자 합니다.


5월 한 달간 기획 회의를 하고 6월, 실제적인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해야 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서로 다른 연구원이 공동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청년 연구원은 모두 예술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집합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교집합을 찾는 것까지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태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는 여집합, 차집합 또는 공집합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림 속의 교집합은 꽤 간단해 보이는데 말입니다.


생태를 통한 경이로운 감수성과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협력하는 괴짜 키워드가 주는 달콤함에 너무 많이 빠져 있었나 봅니다. 뼈대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 꽤 힘들고 지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좀처럼 합해지지 못했던 그 시기에 생태, 인문, 과학 전체 워크숍에서 접한 바람 데이터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면서 자연 데이터를 수집해보기로 했습니다. 조금 더 확장하여 자연 생태계와 디지털 생태계를 결합하고 활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자연에 오롯이 집중한 경이로운 감수성과 수집된 자연 데이터를 디지털 생태계로 변환하여 협력하는 괴짜로 가는 것까지 의견이 모아지게 되었습니다. 


1차 교집합 성공! 

하지만 고민과 갈등은 이어졌습니다. 


주제, 장소 그리고 대상의 관점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매력적이지만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우리의 대상, 청소년에 대한 고민도 점점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생태 관련 교육이 유초등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편견 없이 새롭게 다가가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알지만, 연구원은 청소년이 아니었기에 자칫 잘못하면 그들의 표현대로 '에바'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청소년의 의견이 너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청소년에 어울리는

청소년을 이해하는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그리고

지속가능한


그렇다면 실제로 연구 과정에 청소년이 참여하도록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여자가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처음 생태랩 연구 목표와도 부합합니다. 


이름하여 '청소년 연구원'


연구가 실제 진행되려면 먼저, 자연의 데이터를 수집할 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한편으로 최상위 미디어 수준을 누리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생태와 함께 과학기술에 대한 깊이를 주어야 했습니다. 과학기술랩의 청년 연구원 하승연 연구원, 외부 협력 작가로 우연성을 그리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현태 작가(SSSS)가 생태랩의 연구에 함께 해주었습니다.


수집 장치는 코딩 교육 열품에 힘입어 청소년에게도 꽤 익숙한 마이크로비트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청소년 연구원은 돌문화공원의 코스를 걷고 몸짓으로 느끼며(감각 열기 = 감수성) 빛, 돌, 숲의 데시벨, 초록의 정도, 하늘의 노출 정도 등 비정형 데이터를 채집하고 이를 청각화, 시각화하는 과정에 참여합니다.(괴짜 = 개성) 이 과정으로 청소년 연구원은 숲, 개인적인 재미, 공동의 '하모니'를 경험하게 됩니다. (협력 = 공감) 


청소년 연구원은 자연의 어떤 요소(parameter)를 데이터로 채집하고 어떤 소리로 청각화 할지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이 선택한 요소에 따라 돌문화공원의 코스를 걸으며 데이터를 채집하고 채집한 데이터가 변환(sonification)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경험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나올 예측 불가능한 의견을 수집해 본다면 막연한 청소년에 대해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청소년이 '참여자'가 아닌 '연구원'이 되려면 1회성 참여로는 부족하며, 우리의 연구 과정을 경험토록 한 후, 워크숍, 토론 및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기에 매주 일요일마다 5회 차 정도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연 데이터 수집 시 낮과 밤에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므로 2~3회 차는 캠프를 하기로 야심 차게 기획했습니다. 


"자, 이제 청소년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요, 청소년 연구원은 어디에 있을까요?" 

"학교로 공문을 보내서 협조 요청을 받아 볼까요?"

"곧 방학인데요." 

"요즘 청소년이 얼마나 바쁜데, 여기를 오겠어요?"

"주면에 아는 청소년 가정에 부탁해볼까요?"


생태랩 연구진은 참으로 강직 했습니다. 연구는 자발성이 중요하므로, 주변에 부탁하기 전에 정식으로 모집을 하기로 했습니다(두둥)


청소년 연구원이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그래도 올 수 있다는 기대로 캠핑을 포함한 연구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믿는 만큼 보답을 받았을까요? 놀랍게도 제주 전 지역에서 8명 청소년이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생태랩 연구진과 청소년이 만나는 2차 교집합이 성공한 걸까요? 생태랩 연구진, 전문가 그리고 청소년 연구원이 모였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찾아가는 생태문화예술교육의 과정 가운데 우리는 어떤 해답을 얻게 될까요? 


다음 회차에는 유난히 길었던 8월의 이야기. 한 달 동안 모든 주말을 함께하며 쉽지만은 않았던, 하지만 덕분에 더 깊이 고민하게 된 의미 있는 시간. 청소년 연구원들과 함께한 5회 차의 기록을 공유하겠습니다. 

  


글 : 양지수 / 편집 : 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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