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밑줄을 긋지 말아요

by 강지완

우리가 책을 읽다 보면 중요한 내용에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줄을 긋곤 한다. 다음에 봤을 때 조금 더 빠르게 중요한 내용들만 쏙쏙 골라보기 위해서. 물론 공부를 할 때는 그 방식이 효율적이고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소설책을 읽을 때는 그 소설을 100프로 즐길 수 없는 방식이다. 한 페이지 안에서도 수많은 감정 변화들이 담겨있고 책 전체를 곱씹어봐야 그 소설을 완전히 읽고 내가 즐겼다고 할 수 있는 게 소설이니까.


난 사람도 소설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소설책이 아닌 교과서를 공부하듯 사람들에게 밑줄을 치곤 한다.

그 사람의 장점에만 밑줄을 그어 그 사람의 단점은 그저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으로 감싸주고, 누가 봐도 아닌 사람을 끊어내지 못하고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고,

그 사람의 단점에만 밑줄을 그어 빛나는 장점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저 내가 밑줄 친 단점에만 초점을 맞춰 거리를 둔다.


세상에 장점만 존재하는 사람이 없듯 단점만 존재하는 사람도 없다. 누구나 장단점이 존재한다. 장원영도, 이재용도, 일론머스크도. 그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그들이 의도해서 보여주지 않은 것일 수도, 우리가 의도적으로 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저 사람을 대할 때, 섣불리 내 마음에서 판단하여 어떤 사람인지 정해두기보단 다양한 모습을 보며 소설책을 읽듯 이 사람의 다양한 챕터들을 보려고 하다 보면, 정말 내게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알 수 있고, 나 또한 그 사람들 눈에 자신의 많은 모습들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비칠 것이다.

지금껏 내 맘속에서 밑줄 친 누군가가 있다면 밑줄을 하나씩 지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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