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맞이한 비상계엄령
2024.12.3.-4.
12월 4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볼 일이 있어 전날밤 미리 도착했다.
광주시외버스터미널(유스퀘어)에 저녁 9시쯤 도착하여 밥을 먹고, 숙소에서 쉬고 있다가 12시 넘어 확인한 휴대폰.
친구에게서 카톡 한 통을 받았다.
"지금 계엄령 떴어. 봤냐?"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긴급 뉴스를 지켜보았다. 계엄군의 국회 침입과정을 두 눈으로 보며 속이 달달달 떨렸다. 계엄 시 바깥 출입, 이동 등이 제한됨은 물론 계엄군이 임의로 개인 검열이 가능한 '계엄법'이 실행되기 때문이다.
억압과 아픔이 서린 항쟁의 도시 광주에 도착한 날에 벌어진 이런 상황에서 나는 가장 먼저 다시 집에 돌아가지 못할까 두려움이 들었고, 역사의 현장에서 뭔가 엄청난 것을 겪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비상계엄령은 해제되었지만, 계속 휴대폰을 붙들며 몸을 뒤척였다. 새벽 6시에 숙소에서 나와 24시간 영업 식당을 찾아 연신 속보가 쏟아지는 tv를 마주하였다. 나와 같이 새벽에 식사하던 손님들은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며 뉴스에 집중을 하였다.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미친 거 아니야?"라는 문장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당혹스러움과 황당함을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른 오전 밥을 먹고, 5.18민주광장으로 갔다. 벤치에 놓인 낯선 '호외'를 보고서는 여전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현실은 비현실적이었다.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은 역사적 공간인만큼 많은 언론사에서 이 상황에 관하여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있었다. 묵묵하게 출근하는 시민들과, 계엄에 분개하며 인터뷰하는 시민들이 뒤섞인 이 공간에서 형용할 수 없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 색채와 상관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일구고 있는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이 상황에 대해서 그는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s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