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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발장 Jun 30. 2019

완전히 새로운 세상(A whole new world)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 영화 '알라딘'

I can open your eyes.
 take you wonder by wonder
나는 당신의 눈을 뜨게 할 수 있어요.
신기하고 놀라운 곳으로 당신을 데려가 줄게요.
Over sideways and under
on a magic carpet ride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어디로든 자유롭게 날아서요.

A whole new world 완전히 새로운 세상

- 영화 ‘알라딘’의 ost ‘A new fantastic point of view’ 중에서 -



좀도둑과 공주의 사랑을 그린 영화 ‘알라딘’의 한 장면, 마법의 양탄자를 탄 주인공과 공주가 로맨스를 나누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낭만적인 노랫말이다.


이 영화는 사실 1992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로 당시 디즈니에서도 ‘알라딘’은 손꼽히는 명작 중의 하나였다. 고대 중동의 설화집인 아라비안나이트를 기반으로 한 이색적인 소재 하며, 램프의 지니가 보여준 존재감은 굉장했기에 나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요술램프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아.. 요술램프만 있으면.. 빨리 어른이 돼서
학교 안 가고 게임도 실컷 하고
이 썩는다고 못 먹게 하는 초콜릿 아이스크림도 무진장 먹을 텐데..’
- 어린 시절의 귀엽고 소박한 소원-


그  당시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이란 존재는 마치,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듯한 존재로 여겨졌던 것 같다. (지금 소원을 빌라고 하면... 아마도 돈을 달라고 하겠지ㅋㅋ)


< 1992년 애니메이션 원작 '알라딘' >

        

그런데,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어 다시 본 실사영화 알라딘은 어린 시절 인지하지 못했던 다양한 관점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영화였다.


마침, 한국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의 쾌거를 달성한 ‘기생충’이 계층 간의 상하적인 구조, 아무리 용을 써도 좀처럼 변하기 힘든 답답한 현실을 반영하여 일침을 가한 영화였다면  ‘알라딘’ 또한, 지극히 하층민의 삶을 살던 좀도둑과 한 나라의 공주와의 사랑을 그린 영화로 계층 간의 상하구조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라는데 공통점이 있다.


<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의 한 장면>
< 영화 '알라딘'에서 알라딘과 공주가 신분을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조우하는 장면>


하지만, 이 영화는 ‘기생충’에 비해 조금은 부드럽고 익살스럽게 대중들의 마음에 녹아들고 있는 것 같다. 디즈니 특유의 환상적인 스토리와 낭만, 그리고 해피엔딩으로 더 많은 연령대에서 사랑을 받는 영화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주는 힘은 무엇일까?


가장 많이 공감하는 이유로는 원작의 ‘후광효과’를 들 수 있다.

후광효과는 어떤 대상이나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가 그 대상이나 사람의 구체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심리현상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알라딘’을 본 관객이라면 실사영화 ‘알라딘’에 대한 기대치와 관심도 당연히 높았을 것이라고 본다. 비슷한 케이스로는 디즈니 영화의 ‘미녀와 야수’를 들 수 있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미녀와 야수'의 실사영화 속의 한 장면>


또한, 작년 하반기의 천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처럼 음악의 힘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 꼽을 수 있다.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어우러져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영화의 여운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영화를 보고 난 뒤 OST(Original Sound Track)를 통해 영화 속의 명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커다란 음악의 힘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관객들이 알라딘 영화를 ‘다시 듣기’ 위해 싱얼롱관을 찾는다.


< 영화 '알라딘'의 OST 'A whole new world' >

  

마지막으로는, 무엇보다 영화 속 스토리의 전개가 현시점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이슈들을 포괄하며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임'이란 영상필름을 순간적으로 멈출 때 움직이는 영상을 구성하는 정지된 이미지들의 한 장면을 말하는 것으로 심리학적 의미로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 및 인식하는 방법 등으로 사용된다.

캐스팅부터가 다국적, 다인종이 대거 등장하고 절대 이루어지기 힘들 것만 같은 계층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며, 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된 틀이 깨어지는 신선한 결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보는 관점의 전환을 가져다준다.


1992년의 애니메이션 원작 ‘알라딘’의 결말이 공주와 결혼한 알라딘이 왕이 되는 것이었다면  

2019년의 실사영화 ‘알라딘’의 결말은 반역세력을 몰아낸 공주가 술탄(군주의 칭호)의 위치에 오르는 등 현시점을 반영한 인상적인 결말을 맺고 있다.  

이것은 여성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여성 중심적 해피엔딩이라고 보기보다는 남자라서 꼭 왕이 되어야 하고 여자라서 꼭 왕을 보필하는 왕비가 되어야 한다는 고정된 틀을 깨고 남녀가 동등한 선상에서 각자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평등 시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남자라는 이유로 공주와 결혼하면 왕이 된다는 발상은 이미 구시대 유물이 된 지 오래다.)


즉, 이런 시대적인 변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알라딘'이 널리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특정 사회적 맥락에 한정되었던 시각이 좀 더 다양한 각도로 넓어지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A whole new world)

아직은 꿈같은 일일 수도 있지만 이런 문화적 흐름을 타고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변화에 대한 기대와 꿈꿀 수 있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는 것 같다.

잠시나마,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해 준 디즈니 만만세!    


< 지난 5월 새롭게 개봉한 실사영화 '알라딘'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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