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유튜버의 어줍짢은 조언 나부랭이
유튜버가 된지 이제 1년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첫 영상을 올린 1주년이 된 날, 유튜브 스튜디오 어플리케이션에서는 1주년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알림이 왔다. 2025년 6월 4일 기준 구독자 161명, 동영상 업로드는 롱폼, 숏폼 포함 총 71개, 공개 동영상의 유효 시청 시간 522시간, 공개 쇼츠의 유효 조회수 332회이다. 한 마디로 매우 보잘 것 없는 성과이다. 특히 직업도 없이 거의 유튜브에 올일하는 전업 유튜버이지만 실상은 백수인 유튜버에게는 이는 더더욱 실망스러운 성과이다.
1년 전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당시 나는 일을 그만둔지 오래였고 재취업도 실패한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서 주제 설정부터 다시 하라는 평가를 받는 상태였다.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 일에 매달렸지만 그 추동력을 잃었고 일순간 삶은 나락에 빠질만한 상황이었다. 다른 사람처럼 직장이 있거나 생계가 있으면 박사학위 심사 결과가 그 모양인 건 그 모양이고 내가 다시 집중해야 할 것이 있었지만 나로서는 없었다. 40대 중반에 물경력, 그 전에 다녔던 직장도 내 발로 나왔고 그렇다고 학위도 없는 사람이 어디서 재취업을 할 수 있을까? 당장 다음 날부터 일자리가 뚝딱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마음 속에 간진해 둔 유튜브라는 걸 해보기로 결심했다. 당시로서는 영상을 어떻게 만드는지, 영상을 만들려면 어떤 편집 프로그램을 써야하는지 등등 아무 것도 몰랐다.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아는 것도 없는 데 갑자기 시작하는 건 내 성격으로서는 처음이다. 그렇게 시작했고. 그렇게 첫 번째 영상은 기괴스럽지만 무려 하루에 20시간씩 이틀을 작업해서 올렸다. 당연히 반응은 좋지 못했고 그래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 당시에는 그저 나락이 간 내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서 일종의 심리적 치료 효과로 생각했으니까.
그렇지만 점점 유튜브에 익숙해지고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노력을 쏟으면서 욕심이 생겼다. 남들은 구독자 0명에서 100명까지가 가장 힘들고 그 이후로는 채널이 쑥쑥 성장할 거라 했지만 나로서는 100명이 넘어도 어떠한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은 100명 이하일 때보다 더 노출이 안 되는 상황이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에 유튜버는 몇 명이나 될까?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이메일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유튜브 계정을 만들 수 있고 그렇게 계정생성 되면 바로 그 즉시 영상을 올릴 수 있다. 그 영상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길거리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찍은 영상을 올리거나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는 길냥이의 영상을 찍어서 올려도 축하한다, 당신은 유튜버이다. 그러니 알 수 있는 건 유튜브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 정도만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머니투데이의 2021년 2월 14일 기사에 따르면 수익 창출 채널은 97,934로서 한국 전체 국민 529명 당 1명 꼴이라 한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대형 채널들의 경우 부계정을 만들고 그 부계정저 활발한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가 다수이니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채널의 비율은 529명 당 1명보다 더 적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겪거나 생계의 피해를 입으면서 유튜버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증가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유튜버가 배달앱 배달과 더불어 국민 주요 부업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성공한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여러 분 주위에 구독자 10만명 실버버튼을 받은 유튜버가 있는가? 그도 아니라면 1만 명이 넘는 유튜버라도? 내가 주변에 사람들이 없어서 그런지 나에게는 1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딱 한 명만을 알 뿐이다. 이는 생각보다 아니 상상 이상으로 유튜버로서 성공, 아니 수익을 창출하는 게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데 유튜브를 보다보면 단기간에 채널이 성장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나? 양상형 쇼츠나 어디 외국이나 정치, 혹은 연예 쪽 영상들을 대충 편집 혹은 전문용어로 아라까이 해서 만든 영상으로 대박 조회수를 거두거나 혹은 급작스럽게 몇 개의 영상만으로 채널이 단기간에 성장하거나. 그걸 보면 우리 모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많은 유튜버 중 성공한 사람만이 우리의 유튜브 어플에 보이는 거다. 그 수면에는 이런 유튜버가 있어? 혹은 이런 채널도 있어? 라고 생각할만한 채널들이 그보다 수 천 배, 수 만 배, 아니 전 세계로 범위를 확대하면 아마 가늠도 안 될 정도일 거다. 한마디로 성공할 사람이니까 성공하는 거다.
나는 내가 유튜블 시작하면, 다른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금방 성공하거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 착각했다. 착각도 대단한 착각이었다. 1년 동안 내가 이룩한 성과? 라고 할 수도 없는 성과는 내가 실패자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걸 그만둘까? 그런 생각도 들지만 그렇기에는 나는 남이 듣든 말든, 보든 말든, 읽어주든 말든 무언가 쓰고 말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는 알면서도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 여러 번 알 수 없는 쾌감을 느낀 적이 여럿이다. 아직 내 뇌가 녹슬지 않았구나, 나의 명민함(? ㅋㅋㅋ)이 아직은 남아 있구나 등등을 확인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전에 몰랐던 그 무언가를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공부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과거 미술사를 공부했던 시절의 순수했던 10년도 더 전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들이 유튜브를, 그것도 아무도 보지도 않고, 구독자가 늘지도 않고, 심지어 알고리즘에 영상 추천이나 노출도 되지 않는 나같은 유튜버에게는 유뷰빙(youtubing)을 계속할 강력한 유인이 되지는 못한다. 워낙 나는 독고다이 성격이라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어서 유튜버를 하지만 그저 부업이나 수익, 경제적 목적으로 유튜버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철저히 나와는 다른 태도로 임하기를 추천한다. 철저히 대중의 시각에서 어그로를 끌거나 짧은 시간 내에 웃겨야 된다. 성공한 유튜버 강사들은 꾸준함이 채널 성공의 정답이라고 하지만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유튜버에 도전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수익을 염두에 두지만 그보다 더 궁극적인 건 인정을 받고 싶은 인정 욕구 덕분이다. 그래,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셀카를 찍거나 호텔에서 부페를 먹거나 오마카세를 먹는 걸 찍은 사진에 붙는 좋아요에 집착하는 것도 바로 이 인정욕구 덕분이다. 꾸준함이 유튜버의 성공을 가늠하는 건 맞지만 내 콘텐츠가 어떠한 반응도 없다면, 즉 인스타에 셀카를 주고장창 올리지만 좋아요 두 개, 팔로워 30명 이 수준이면 흥미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팔로워 1만 명 이상에 올렸다하면 좋아요가 삽시간에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일명 인플루언서들은 인스타에 자기 셀카를 올리는 걸로 어디서 돈이 나오는 것도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하루에 몇 번씩이고 셀카를 찍어 올려대곤 해 왔다. 그건 자기가 그 좋아요와 댓글, 그리고 자신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인정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또또 인정을 받고 싶어서 그 행위를 계속하는 것이다. 결국 꾸준함이 유튜브 성공의 핵심이 아니라 인정이 꾸준함과 유튜브 성공의 핵심이다. 사람들이 내가 올린 영상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영상 잘 봤다, 유용하다 혹은 드립성 댓글을 남기고 가거나 혹은 선댓후감이라거나 오늘도 영상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XXX 유튜버님 이런 응원을 받으며 자신이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받는데 어느 누가 칭찬 받고 인정받고 싶지 않을까? 결국 성공이 꾸준함을 만들고 그 꾸준함이 성공을 심화 시키는 순환 구조라고 보는 게 맞다.
문제는 나도 어떻게 해야 유튜브를 통해 성공할지, 아니 적어도 어떻게 해야 내가 만든 영상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홍보가 되고 나도 어디 가서 저도 실은 구독자 천 명 정도지만 유튜버입니다 라고 밝힐 수 있을 수준이 될지는 1년을 유튜버로서 활동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유튜브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 즉 콘텐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거다. 그들이 뭘 보고 싶고, 뭘 클릭하고, 어떤 영상에 자신의 시간을 쓰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게 가장 우선이다. 그게 아니라 나처럼 ㅈㄲ 난 ㅆㅂ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거야 라는 식이면 1년을 하든 2년을 하든 10년을 하든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분들은 왠만하면 콘텐츠를 생산하는 자신이 아닌 소비하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채널의 방향성을 잡고 영상을 제작해서 올려서 나같은 실패의 길을 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면 이쯤 읽은 사람들은 아마 의문이 들꺼다. 그럼 수다인 당신이야말로 먼저 채널의 방향을 바꾸고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우선해서 영상을 제작하거나 채널을 리뉴얼 해 라고 할 것이다. 맞다. 그 말이. 그런데 유튜브를 해 보니 1년 동안 유튜브를 해 보니 내가 하려는 콘텐츠 자체가 기본적으로 폭넓은 공감과 흥미를 끌기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에 일단은 나는 시작부터가 잘못되었다. 그러면 미술이나 미술사, 역사 관련 콘텐츠는 다 망하냐? 그건 또 아니다. 충분히 높은 구독자를 보유해서 흥하는 유튜버들도 꽤 많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커리어와 인지도, 팬층을 확보한 경우이거나 혹은 개인의 매력도가 이미 높은 사람일 경우가 많다. 그게 아니라면? 나처럼 1인 벤처 기업 식으로 운영하지 말라는 거다. 유튜버로서 한 편의 영상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여러 가지 분리된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콘텐츠 기획, 스크립트 혹은 대본 작성, 영상 제작, 편집 및 디자인, 홍보 등, 적어도 네 단계의 각각의 개별적인 단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든 과정에 모두 특출한 재능이나 매력이 있다면 대단히 축복받은 사람이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 나는 이 중 하나도 특출한 게 없는데 이 모든 걸 혼자서 하고 있다. 당연히 스크립트 혹든 대본 작성 그리고 이를 위한 자료 조사나 리서치, 연구에 대한 역량을 집중할 수 없고 그러면 본의 아니게 내용이 퀄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내가 쓴 원고가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되거나 혹은 흥미로운 영상으로 재가공될 수 있는 건 편집자가 필요하다. 출판사를 예로 들면, 글을 쓰는 건 작가지만 그 원고를 팔릴만한 서적으로 제목부터 문장을 교열하는 출판사 직원은 따로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나는 혼자 이 모든 걸 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지만 그게 아닌 어느 정도 자본력이 있거나 혹은 나처럼 비대중적인 콘텐츠가 아닌 보다 대중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동업자들을 모집해서 분업화 하기를 추천한다. 본인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거다. 본인은 본인이 잘 하는 거에 집중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아~ 물론 본인이 잘생겼거나 예쁘거나 혹은 목소리에 대단한 장점을 가진 것도 유튜브 성공의 주요 키워드이기도 하다.
어쨌든 지난 1년 동안 그저 유튜브 시청자에서 유튜브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확실한 건 유튜브 역시 현실과 다르지 않다는 거다.
"Like a real life, youtubing is uneasy and cru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