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헬스를 해야 한다

헬스가 런닝을 대체할 수 없듯, 런닝도 헬스를 대체할 수 없다.

by 수다인


요즘 2025년 유튜브에서 보면 헬스 인기가 나락 갔다는 얘기가 종종 나온다. 양아치 헬트들 많고, PT는 가격을 비싼데 서비스 품질은 별로고, 헬스 해 봤자 몸 좋아진다는 약팔이 더 이상 안 통하고, 헬스해 봤자 헬장에서 이성 만나는 것도 별로고, 고인물 많아서 부담스럽고, 거기다가 남자는 못 좋아져봤자 헬장에서 여성 회원한테 번따 당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남자들한테 인기만 많아질 따름의 여러 이유로 헬스는 이제 유행이 끝났다는 거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몇 년 전부터 유행한 런닝으로 넘어갔고 런닝이 요즘 가장 핫한 운동이라는 거다.


지금은 헬스가 한 물 갔다는 영상들이 종종 보이지만, 오히려 그보다 몇년 전 이를테면 5년 전만하더라도 완전히 반대의 영상들이 제작되었다. "런닝이 우리의 신체에 좋은 이유", 혹은 "헬창이 혹은 남자가 꼭 런닝 - 혹은 달리기 - 를 해야 하는 이유." 이런 영상들이 더 많이 제작되었고 헬스라고 편하게 불리는 웨이트 트레이닝(weight training)이 가지지 못하는 달리기만의 장점을 설명하고 달리기가 왜 필요한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곤 했다. 헬창들 - 혹은 헬서들 - 에게 런닝 - 을 비롯한 유산소성 운동- 은 근손실을 유발한다는 오해 때문에 기피 대상이었지만 실제로 런닝은 근손실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더러, 설사 근손실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근손실을 피하거나 혹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헬창들의 염려를 줄여주려는 영상들이 유튜브에서 올라오곤 했다. 심지어 헬창들은 헬스장에서 런닝 위에서 걷거나 달리는 사람들은 헬린이 혹은 헬스장 부적응자라고 생각하고 트레드밀은 여성들이나 헬스장 부적응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때도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인지 런닝이 남자에게 특히 헬창인 남성에게 더욱 필요한 이유를 과학적 근거를 들어 제시하기도 했다. 런닝을 하면 남성 호르몬 수치가 증가하고 남성의 발기력과 유지력이 향상되는데 이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효과라며 남자라면, 그리고 근육량을 증가하는 데 남성 호르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잘 아는 헬창들에게 런닝은 헬창들이 쇠질을 하는 데 더 높은 퍼포먼스와 근육량 증가라는 happy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런닝의 장점이 마구마구 소개되었다. 불과 5년 전만하더라도 런닝이 근손실을 유발하며 헬창들의 최대 적으로 여겨지던 시절이라니 지금처럼 헬스 열풍이 확 식고 그 젊은 남성들이 런닝으로 빠졌다며 피트니스의 유행이 바뀌었다는 상황에서는 격세지감을 느낄 따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오히려 이렇게 선언하고 싶다.


"헬스가 런닝을 대체할 수 없듯, 런닝 역시 헬스를 대체할 수 없다.

그 어떤 운동도 헬스를 대체할 수 없다.

웨이트 트레이닝, 즉 쇠질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자라면 쇠질을, 헬스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운동이 있다. 런닝, 달리기, 줄넘기, 제자리높이뛰기, 수영, 탁구, 테니스, 축구, 배드민턴, 줌바, 요가, 필라테스, 심지어 걷기까지. 운동의 종류는 차마 그 수를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남성성 혹은 남성 호르몬을 빠르게 발생시키는 운동은 드문 것 같다. 남성 호르몬을 빠르게 증진시키는 혹은 남성성을 자극하는 운동은 뭐가 있을까? 아마 복싱이나 주짓수, 유도, 레슬링 혹은 격투기 등의 보다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격투성 운동들이지 않을까? 누군가와 신체를 직접 접촉해 누군가를 제압해야 하는 운동 종류를 제외하면 웨이트는 단연 유일하게 남성성을 자극하는 운동인 것 같다.


나는 대단히 정적인 내향성의 사람으로서 INFJ-T인 인물이다. 그래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에겐남 그 자체다. 성격은 대단히 고양이 같아서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하고, 산책하는 거, 그리고 주변의 갑작스러운 소리나 불빛에 대단히 예민한 초민감자(High Sensitive Person, HSP)이기도 하다. 당연히 주변의 시각적, 청각적 정보에 대단히 민감하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으면서 일정 시간 이상 같은 공간을 점유하는 기회는 상당히 피곤해하고 피하고 싶어한다. 나에게 헬스장은 대단히 피곤한 공간이었다. 사람들로부터 원치 않는 자극에 너무나 장기간 피곤함을 쌓이면 나는 종종, 대체로 1년에서 1년 6개월 단위로, 헬스장을 다니지 않은 채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단한다. 그러다가 일종의 쿨타임이 타면 다시 쇠질을 하고 그렇게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하면 다시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 이상의 휴식기를 가진다. 내가 마지막으로 헬스장을 다닐 때는 무려 2년을 쉬지 않아 그 주기가 대단히 느려졌다. 헬스장 회원권이 끝날 때 쯤이 되니 그 장기간의 피로감으로 다니던 헬스장도 쇠질 자체도 대단히 싫어졌다. 이런 심리가 대단히 자주 발생해서 이번에도 또 그 시기가 왔다라는 걸 즉감했다. 그렇게 3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헬스장 회원권을 연장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또 다시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이전과 달리 헬스장 회원권이 끝나기 전부터 바로 지속적으로 런닝을 하기 위하여 11월부터 트레드밀에서 런닝을 시작했다.



3월부터 나는 밖으로 나갔고 헬스장 및 웨이트 트레이닝과의 오랜 거리두기를 위해 집앞의 생활하천에서 실외 런닝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1주일에 3회에서 5회 정도 런닝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 이전에 웨이트를 쉴 때는 수영을 다시 하거나 아니면 그마저도 싫으면 그저 걷기운동만 할 뿐이었다. 런닝을 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한 번 뛰면 쉬지 않고 최소 4km 이상을 지금과 같이 1주일에 3-5회, 심지어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한 적은 없었다. 당연히 걷기도 운동이지만 걷기운동은 그다지 파이팅 넘치는 활동이 아니고 당연히 남성성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없기에 별 기대가 없었다. 걷기운동이 웨이트를 대체할 거라는 건 애초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수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영은 대단히 좋은 운동이고 나 역시 수영을 좋아하며 수영은 대단히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지만 수영 역시 웨이트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접영과 자유형을 하면 승모랑 광배근에도 돔스(DOMS)가 발생할 정도로 근육에 상당한 자극이 되지만 수영에서의 근육 사용은 웨이트와는 다르며 수영을 아무리 해도 웨이트 특유의 그런 내 안에 있는 남성적 본능을 자극하지는 못하였다.



런닝 역시 마찬가지라는 걸 깨달았다. 분명 런닝을 하면 남성 호르몬을 자극하면서 남성에게 대단히 좋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런닝은 웨이트만이 줄 수 있는 매콤한 쇠맛을 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런닝을 꾸준히 하다보니 걷기 혹은 산책만 할 때보다 수영만 할 때보다 웨이트가 남성에게는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분명 런닝을 하는 동안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러너스하이(Runner's High)라는 걸 유발할 정도로 충분히 도파민을 자극한다는 건 알겠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아드레날린, 도파민 + α>의 그 "+ α"는 분비되지 않는다는 걸 더욱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오히려 걷기나 수영만 할 때보다 더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아마 그런 면에서 런닝은 남성 호르몬 증가에 도움을 주는 건 맞는 것 같다. 분명 남성 호르몬은 나오는데 그게 나한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의 혹은 그와 무언가 질적으로 다른 남성 호르몬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남성 호르몬을 자극할만한 운동, 즉 웨이트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 아닌가라는 추측이 든다.



지금 생각해보면, 에겐남 98%인 나로서는 하루 중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테토남으로 바뀌었는데 그 시간은 딱 웨이트를 할 때였다. 헬스장에서 내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 찍어서 본 적은 없지만 가끔 내가 봐도 깜짝 놀랄 정도로 헬스장에서의 나는 평소의 나와 대단히 다른 모습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 모습은 억지로 꾸며서 나오는 모습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저 헬스장이라는 공간에 있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헬스장에서 쇠질이 아닌 트레드밀에서 런닝만 1시간을 한다거나 천국의 계단만 1시간 탄다고 나오는 내 안의 테토남 본능도 아니었다. 나의 본능 속 숨겨져 있는 테토남의 모습은 오직 바벨에 덤벨을 꼽고 백스쿼트, 컨벤데드, 플랫 혹은 인클라인 벤치프레스, 바벨로우, 바벨숄더프레스 등을 하거나 그에 준하는 덤벨 운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신으로 마무리 할 때 나타났었다. 그 행위가 끝나고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다시 일상복을 입으면 나는 다시 원래의 에겐남 98%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그런 거였다. 에겐남이 테토남이 되게 해주는 것, 달리 말하면 남성성을 끌어 올려, 남성 호르몬을 제대로 자극하는 활동이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그래서 그런가 남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 전후로 얼굴의 생김새나 턱선이 더욱 남자답게 바뀐다는 것도 결국 웨이트 트레이닝, 즉 쇠질이 남성 호르몬을 자극하는 데 탁월하다는 말 아니겠는가?


내가 몸으로 경험해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남자라면 웨이트 트레이닝(aka. 헬스 or 쇠질)을 해야 한다. 런닝이 남성의 성기능에 도움이 된다지만 런닝이 주는 남성 호르몬의 장점은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냥 둘 다 하라. 에겐남의 시대에 그나마 테토남으로서의 본능을 잃지 않으려면 헬스와 런닝을 둘 다 적절히 번갈아 가면서 하거나 동시에 해라. 헬스가 런닝을 대체할 수 없듯, 런닝은 헬스를 대체할 수 없다. 헬스는 헬스다. 그리고 헬스는 여성들에게도 좋지만 남성들에게는 더 좋은 운동이다. 헬스의 본질은 남성성(manlines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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