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젠틀맨을 만들다1

문장을 향한 젠틀맨의 열망 1_“Manners Maketh Man"

by ARTSYKOO



[문장이 젠틀맨을 만들다] 문장을 향한 젠틀맨의 열망


1_“Manners Maketh Man,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by Artsy Koo(아치쿠)












“Manners Maketh Man”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 펍씬에서 해리(콜린 퍼스)의 모습! ㅎㅎ



혹시 영화 ‘킹스맨(King's Man)에서


콜린 퍼스가 했던 대사, 기억나려나?




아마 기억할 거야!

(무한 도전에서도 패러디했었잖아!ㅋㅋ 식스맨으로 ㅎㅎ)





교양 있는 말투와 끝내주는 매너,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짐없는


‘댄디룩'을 완성한 영국 신사 해리(콜린 퍼스)가



펍에서 에그시랑 있다가 동네 양아치들이 시비 거니까



'나 오늘 기분이 좀 별론데 이 맛 좋은 기네스 파인트

앉아서 다 마시고 가게 저리 좀 꺼져줄래?라고 좋게 좋게 경고했지만..



그나저나 요 기네스 파인트를 말이쥐...근데 우와 진짜 맛있겠다아아!!! 한 모금 몰래 마시고 싶어 크흐!






해리의 그 놀라운 능력을 알 턱이 없는 동네 말썽쟁이 양아치 녀석들은


해리의 우아한 경고?! 를 귓등으로 듣고 마는 대참사가 벌어졌지..



그래서 심히 "빡친" 해리가


문고리 하나를 '탁' 걸어 잠그면서


앙칼지게

그리고

단호하게


한 단어씩

또-박-또-박 말하지.



매너s Manners! (탁!)

매킷 Maketh! (탁!)

맨 Man!” (탁!)






ㅎㅎ 문 잠그는 소리에 탁-탁-탁 맞춰서 리듬감 있게 ㅎㅎ


그 장면 진짜 대박 이었지 진짜..








“Manners! Maketh! Man!”



사실 참 귀에 착착 감기는 찰진 문구야.


(콜린 퍼스의 매력적인 영국식 영어라 더 막 설렘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야)

말 한번 참 잘 만들었네.. 하고 생각하다가



궁금해서 좀 알아보니까 글쎄..



이 말은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오래 전인

약 12세기 말 정도부터 영국에서 사용되고 있었던 말이었어!!


고어(古語) 오브 더 고어였어! 놀라워!!

이 말을 처음 사용했던 사람이 누군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엄청 감명받은 사람이 있었나 봐.


그 사람은 바로


윌리엄 위캠이라는 영국 사람이야.

윌리엄 위캠(William of Wykeham, 1320/1324~1404) 윈체스터 교구의 주교로서 윌리엄 위캠 초상화야 ㅎ 왼쪽에 위켐 문장도 보이네! 흰 방패에 빨간 장미


윌리엄 위캠은 본업이 원래 윈체스터 교구의 주교(Bishop of Winchester)였는데, 또 동시에 대법관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또 대학을 설립하기도 했지.


재주가 많은 양반인 모양이야. ㅎㅎ



위캠이설립했던 학교들은

지금까지도 영국 학생들이 많이들 다니고 있는


뉴 컬리지 스쿨(New College School, New College Oxford),

그리고 윈체스터 칼리지(Winchester College)인데,



다들 "문장(coat of arms)" 알지?

그 흔히 우리끼리 마크(Mark), 엠블렘(emblem)이라고도 잘 부르는!




사실 위캠이 세운 학교들의심볼(symbol)이위캠 본인 문장이기도 했는데,

아무튼 위캠의 문장 아랫부분에!!

바로 내가 방금까지 신나게 떠들어대던!

콜린 퍼스의 섹시한 영국 억양 속에서 더욱 빛이 나고 귀에 감기던!!



바로 그 말!!


Manners Maketh Man"이 적혀 있어!


보여?



이게 윌리엄 위캠 문장이야ㅎ


문장 하단에 manners makyth man 보이지?ㅎ

(영국 고어라 그런지 maketh이 아니라 makyth로 표기되었어.)





위캠은

얼마나 이 말이 와 닿았으면,

자기 문장에 이 멋들어진 글귀를 새겼을까.


진짜 대단해.ㅎㅎ




심지어 무려 지금으로부터 거의 700년 전부터

문장에 저 문장을 쓰고 있었다니..

(문장 문장-말이 이상해. 나도 알아.ㅠ)






자, 이번에는 윌리엄 위캠 문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



그전에, 하나만 물어볼게 ㅎㅎ


문장이 뭐지?


또 문장은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왔을까?




문장의 정의는


"개인 혹은 가문이나 집단의 정체성을 시각 기호로 구성하여

효과적으로 인식시키도록 고안된 상징 이미지로,

중세 때부터 유럽 왕실이나 봉건사회의 영주(領主) 귀족 가문을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말 이죠?



간단히 말해서 예로부터 높으신 분들이

마치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주민등록증이나 도장, 사인 같이

그림만 보면 내가 누군지 딱- 보면 알 수 있는 고유한 이미지를

문장원(College of arms)이라는 영국 왕실 산하 기관에 인준받아서 썼던 거야.



영국의 문장원(college of arms)의 모습. 영국 왕실 문장이야. 문장원은 13세기에 영국 왕실 직속기관으로 출범해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지.. 무려 9세기 동안이나 말이지




그러니까, 중세 영국인들은 이 문장 이미지만으로도



그 사람이 어디서 왔고,

어느 집안사람이고,

작위가 무엇이고

누구랑 결혼했고

부인은 어느 가문 출신 사람이고


우리 집의 주요 수익원은 농업인지 어업인지 무역업인지


뭐 이렇게 상세한 정보까지 다 파악할 수 있는,



이런 아주 사적인 고유한 정보를 기호 이미지로 만들어서

자신의 신분을 보장해 주는 역할을 했던 거지.


그 작은 그림 하나에 이런 정보가 다 들어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니? ㅎㅎ







사실 이건 어떤 의미에서

문맹률이 높았던 중세 영국인들이

거래, 계약, 문서 업무를 안전하게 보장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분과 자산을


보호받고 안정적인 문서 결제를 하기 위해서 고안했던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어.




그렇다고 문장을 아무나 쓸 수 있었던 건 아니야.


17세기 말 영국 조세법에 따르면,


당시 영국인들은 크게 왕족/귀족(지주)/신사(기사)/평민(소작농)/상인/천민으로 나뉘었고,


적어도 신사 계급 이상인 사람들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특권이었어.




그 사람의 사회적 계급은 그들이 내는 세금 적용률로 확실히 정해졌어.


그러니까 신사 계급 인척 하고 다녔어도 조세 기준 편성 상 평민으로 속할 경우,


엄연히 말해 신사 계급은 아닌 게 되는 거지.





그렇지만 신사 계급의 경계는 평민 신분을 탈피해서 신분 상승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지는 17세기 말, 18세기를 거치면서 그 경계는 모호해졌어..




사람들은 이제 법률상 계급보다는 차림세나 매너, 교양, 교육 수준, 부,

외모, 패션 스타일, 말투, 제스처를 보고


각 자가 가지고 있던 '신사다운 사람'의 기준에 따라 보기 에그냥 '신사적인 사람이 '신사'가 되는 시절이 온 거지.




신분적으로 신사(gentry)가 아니라,

그냥 좀 젠틀한 사람, 그런 척하는 사람이 젠틀맨이 되는 사회가 온 거야.


그냥 법적 계급이 관념적 계급으로 느슨해졌던 걸로 보면 될 것 같아..



!!! 이 말 인 즉!!!

노력하면 부단히 '매너'를 갖추면

신사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는 말이지.


(그렇다고 신사가 귀족계급에 속했던 건 아니래. 다만 전통적으로 신사(Gentry) 계급은 귀족 출신은 아니지만 신사로 써 자신의 마을에서 모범적인 평판을 받고 지자체나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 어느 정도 그 공로를 사적으로, 또 공적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에 한해서 국가가 기사 작위를 수여하게 되는 거지.

영국 신분제도 이야기는 정말 알면 알수록 간단하지 않고 머리가 복잡해..ㅠ)





자, 그럼 이쯤에서 윌리엄 위캠의 문장을 한 번 다시 볼까?




아까는 우리가 위캠 문장 밑에 있는 "Manners Makyth Man"만 신경 썼잖아.ㅎ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꼼꼼하게 살펴보자고!



먼저 눈에 뭐가 들어와?


장미꽃? 방패? 왕관? 흑백으로 교차되는 격자무늬 패턴?




자, 만약



‘방패’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면?


그런 당신은 이미 문장이라는 것에 대해서 거의 80%는 이해했다고 볼 수 있어.



좀 대단한데?ㅎㅎ




문장의 기원에 관한 열쇠는 바로 이 ‘방패’에 있어.


중세 때 유럽을 거의 초토화시켰던, 십자군 전쟁, 다들 들어는 봤지?

(자세히 알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ㅎ 걱정 말아.)





그런 중세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같은 걸 보면, 누가 제일 많이 나와?



엄청 멋진 중세 기사들이 막 갑옷 입고 방패 들고 헬멧 쓰고

검이랑 창이랑 막 챙챙 소리 나도록 적군이랑 싸우고

말 타고 깃발 휘두르면서 적진으로 막 뛰어서 선제공격하고 막 그런 씬 많이 나오잖아.



클레시 전투 장면 - Miniature of the Battle of Crécy (1346) Manuscript of Jean Froissart's Chronicles. The






문장이 생기게 된 배경에는 바로


이 중세 기사들이 전쟁에서 적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려고 썼던

'헬멧(투구)' 디자인이 바뀌면서라는 설이 있어.




중세 초중기까지만 해도 헬멧은

그냥 우리가 쓰는 모자(hat) 형태처럼 단순한 모양이었데.


요 밑에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 봐바, 모자같은 걸 다들 쓰고서
"자, 싸우러가자!! 우어~! 적진을 향해서! 돌진~" 이러고 있는 것 같지?ㅎ

On the 28th of September, 1066 a Norman army landed on the shores of East Sussex, England.




전쟁이 격해지면 적군이 쏜 화살을 머리에 맞을 수 있으니까,

(으.. 아플 거 같아..)


그러다 보니 머리 보호 차원에서 점차

안면을 모두 뒤덮는 형태로 바뀌게 된 거겠지?





막시밀리안(Maximilian)의 마상창(Jousting) 갑옷(armour)
Knight in Gothic plate armour



그래도 앞은 볼 수 있게 눈 쪽에 조그마한 창은 나 있어.


한번 확인해 봐봐봐-




헬멧에 난 창, 보이지?

그나저나 이 갑옷 너무 섹시해...ㅠ




중세 때 유럽의 영토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마상창(justing) 시합을 겨루는 씬 등 에서



등장인물들이 자주 착용하고 나왔던 갑옷은 영어로

PLATE ARMOUR(판 갑옷)이라고 불뤼는 갑옷이야.



딱딱한 판을 갑옷 만드는 장인이 한 땀 한 땀 망치로 구부려서 조립한

딱딱 무겁 갑갑 튼튼한 갑옷이었지.


↓이렇게 뚝딱뚝딱 만들어졌어







그런데 생각해봐..



이 갑옷 엄청나게 무겁고


심지어 더울 때 입으면 진짜 갑옷에 데어서 화상 입었을 것 같고...


아무리 화살이나 칼 안 맞는 건 좋은데


이런 갑옷 입고 화장실은 또 어떻게 갔을지..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 드는 게 아닌 디자인이지.




고대 그리스 로마 시절의 갑옷 이미지야.ㅎ 이사람들은 그나마 팔 다리는 나와있는 편이네 휴~ 덜 갑갑한 갑옷일세.ㅋㅋ



자자, 다시 투구 이야기로 돌아와서!



시야가 오픈된 투구를 착용하고 전쟁할 때는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건 아니었어.



그런데 어쩔...



투구를 씌워놓으니


누가 적인지 내 편인지 모르겠다 이거야...




일분일초를 다투는 전장에서 너무 몰입해서 싸우다가

내가 실수로 아군을 죽일 수도 있잖아!!! 꺅!



자자, 그래서 이런 멘붕 상태를 면하려고 고안한 것이,




바로 각자의 방패에다가


자기 소속(국가, 혹은 지역구)을 상징하는 그림을 그려서


내 편 니 편을 구분하자고 합의를 봤나 봐..




다들 방패에다가 자기편 상징을 그려서 전장에 나가 싸우기 시작한 거야.


바로 이 방패에 자기편 그림을 그린 것, 그게 바로 문장의 기원이야!!!


그래서 내가 아까 문장에서 방패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 거야.




어때,


문장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니?ㅎㅎ



혹시라도 문장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다면!

ㅎㅎ


다음화에서 좀 더 자세히 해 줄게!



오늘은 아쉽지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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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지난 201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 전문사과정 석사 학위 수여 논문


< 18세기 영국과 중국 간의 자기 무역: 문장자기 정찬세트의 사례를 중심으로, The Export Porcelain Trade Between Britain and China in the Eighteenth Century: In the Context of British Armorial Porcelain Dinner Set, 작성자: 구예림>


을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영국 문장 자기 British armorial porcelain]의 역사적 배경에 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께서는

링크로 접속하여 논문을 열람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rtsy K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