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살사, 아름다운 밤, 쿠바 트리니다드

2019년 여행 trinidad

by arttravel

ㅎㅎ 첫 시작부터 쿠바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라고 많이 들었던 차가 고장 난 현장.

아바나에서 1시간 반 정도를 달리던 차는 갑자기 연기를 내뿜더니 멈춰버렸다. 도로 한복판에서 약 1시간 정도 다른 차를 기다려 지붕에 내 빨간 가방 커버와 세트가 된 차를 타고 트리니다드로 향했다. 느닷없이 비가 내렸다가 해가 떴다가 난리다. 어쩔 수 없는 이런 상황을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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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한복판에서 고장난 택시 / 휴게소 닭들 / 내 빨간 가방과 세트가 된 뉴카

트리니다드는 아바나보다 길이 넓고 비교적 깨끗하다. 청소가 더 잘 되어있다고 해야 할까? 냄새도 안 나고 호객도 덜하고 아무튼, 첫인상이 좋았다.

많은 정보 없이 온 나는 늘 그렇듯 첫날은 거리를 걸었다. 번지수 나열이 뒤죽박죽이라 규칙을 도무지 모르겠다. 그렇게 주변 거리를 돌아다니다 들어왔는데 오는 길에 멈춰버린 차와 이동 과정들이 힘들었는지 하루가 너무 피곤해 밖에 나가서 저녁을 먹을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까사에서 정체 모를 가정식 파스타와 함께 맥주와 모히또를 한 잔씩 한다. 이날은 이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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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부터 근처에서 살사를 배웠는데 우연히 한국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데 내가 몰랐을 뿐 나의 까사 바로 옆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까메로 아저씨네 까사였다. 남의 집에 놀러 가서 까메로 아저씨와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한국말을 많이 들었던 밤이다.

살사는 너무 재밌다. 더 머물면서 배우고 즐기고 싶을 만큼 너무 매력적이다.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하루는 갑자기 밤에 까사 앞에서 살사 파티가 벌어졌다. 그냥 집 앞에 한 둘 나와 시작한 것이 꽤 많은 이들이 함께 살사를 췄다. 새벽이 훨씬 넘어서까지 골목의 음악과 살사 파티는 이어졌다. 쿠바 집의 문은 문이랄 것도 없이 안이 다 들여다 보이는 철창이거나 틈새가 많아 문 역할을 하나 싶은 문이 현관문이다. 그 문들이 방음 역할을 해줄리 없는데 늦은 새벽까지 어느 누구도 시끄럽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음악소리에 나와서 하나 둘 춤을 춘다.

한참같이 춤을 추던 할머니가 들어가셔서 잠시 후에 큰 소리를 내시며 나온다. 내심 아 이제 시끄러우니 그만하고 자라고 하시나 보다 생각했다. 이미 새벽이 깊은 시간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할머니 ㅎㅎ 배터리가 다 되었을까 봐 보조배터리를 여기 있다며 주신다. 나는 트리니다드의 기억 중, 이 밤이 가장 마음에 들어왔다. 잊지 못할 밤이었다. 이날의 기억 때문에 트리니다드에 더 있고 싶었다.


트리니다드의 마지막 밤을 얀꼰비치에서 일몰을 보고 까사 쪽으로 와서 로컬 바에서 모히또를 마시며 공연을 보며 마무리했다. 이 바에서 우연히 쿠반 한 분이 밴드 연주 중에 춤을 청해왔다. 나는 살사를 이틀 배워서 잘 못 춘다고 했더니 아저씨는 "괜찮아, 내 눈만 봐."

그렇게 이 쿠반의 눈만 보며 즉석에서 살사 춤을 추면서 그들 속에 섞여 즐겼다.


매력적인 살사, 아름다운 밤, 트리니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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