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쯤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
‘아줌마(집에서 23년 도우미로 계시면서 나를 배신한)의 둘째 딸인데, 엄마한테 이야기하지 말고 자신의 프사를 봐주세요’
함께 링크가 첨부되어 있어서 가보니 '용서'라는 노래였다.
카톡 프사에 갔더니
‘외도는 상대에 대한 열등감에서 생기는 것이다’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내게 왜 이런 문자를 보냈냐고 카톡을 보냈더니
‘남편이 외도한 것은 교수님에 대한 열등감에서 시작된 것이고, 그런 열등감을 상간녀에게 위로받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라는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나에게 열등감이 있다고 불륜을 저지를 것 같으면 얼마나 수많은 남편들과 아내들이 배우자에 대한 열등감으로 불륜을 저지른다는 말인가? 미스코리아 남편은 다 불륜을 저질러야 하고, 차은우와 결혼할 여자는 불륜녀가 될 거라는 건가? 그러면서 나에게 남편을 용서하란다. 나는 너무 뛰어나고 좋은 사람이니 남편의 열등감을 이해하고 용서하란 말에 화가 났다.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문자와 카톡을 차단해 버렸다.
그럼에도 TXT 문자로 외도하는 남편의 특징이라는 유튜브를 3개나 보내왔다.
난 보지도 않았지만, 지가 뭐라고 일면식도 없는 나의 일에 이렇게 개입을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 피해자인 내가 용서를 하다니, 가해자가 나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필라테스를 가던 중이라서 분노가 가시지 않은 채로 운동하면서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은 이성으로 완벽히 조정되지 않았다.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쏟았다.
엉엉 울면서 쪼그리고 앉아버렸다.
나의 자초지종을 듣던 선생님도 같이 울면서
“ 조금만 참으시면 좋은 날이 올 거예요.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운동에 집중하면서 좀 잊어보는 것도 좋아요!”
필라테스의 위로와 마음의 오기가 발동해서 눈물을 멈추고
“선생님 오늘 아주 센 운동으로 해요. 내가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힘든 걸로...!”
그렇게 나는 온몸을 혹사하면서 그 시간을 버텼다.
그러나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바로 아줌마에게 전화했다.
“도대체 애들에게 날 뭐라 얘기했길래, 나한테 그 쓰레기 새끼를 용서하라고 해요. 아줌마도 나처럼 남편 불륜 때문에 이혼해서 알잖아요. 그리고 이 인간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악질적인 인간이라는 걸.. 지가 뭐라고 나더러 그 개새끼를 용서하라 말라고 해요? 건방지게! 지가 낄 상황이 아니잖아요. 나도 이 일에 대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이 새끼가 아줌마에게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걸 딸들에게 유포했으니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테니 두고 보라고 전하세요. ”
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내가 나은 사람이라고 열등감에 찬 남편을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도 말도 안 되지만, 그걸 불륜으로 풀게 한 게 나라며 비난하는 건 더욱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누구나 힘든 일이 있고 자신만의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소하고 산다. 그런데 나보다 못하다는 열등감을 상간녀에게 위로받기 위해 불륜을 저질렀다면서 내가 너무 괜찮은 사람이라서 그런 거니 용서하란다. 그럼 전남편의 불륜이 내 탓이라는 건가? 내가 너무 잘나서...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X는 지방대 나오고 나는 S대 나오고, 지는 석사고 나는 박사고, 지는 외모에 대해 자신 없는데, 나는 눈에 띄는 외모라고 해서 외도가 용인되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곧바로 민우에게 문자가 왔다.
“아줌마 고소할 거임?”
“넌 빠져”
“이유가 있음”
“0”
“알았음”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졸업식 날의 사건이 터진 거다.
아들들은 다음 날 나의 문자와 전화에도 답이 없었다.
나는 너무 답답하고 힘들었다.
내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사람도 많다. 가시 같은 말과 행동, 문자로 날 비난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전남편의 불륜이 나 때문이라는 말은 거의 사형선고 같았다.
그래서 상간녀의 아들과 남편과 딸에게 문자와 sns 문자를 보냈다.
친족에게 알리는 것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데, 참고 있었는데, 이 쓰레기 새끼가 내 아들들을 괴롭히는 꼴을 보니 더 이상 참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 상간년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그년의 언니였는데, 아무리 뒤져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내게 이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 아들을 그렇게 괴롭히는 개쓰레기 새끼와 쌍년이 괴로울 수 있는 방법이라면 뭐라든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사이 나를 차단하고 내가 보낸 문자와 카톡을 보지 않던 상간녀의 남편이 나의 카톡을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13년간의 불륜과 그 연놈들이 벌인 소상한 내용이 담긴 소송의 판결문과 마누라 간수 잘하라고 보냈고, 상간녀 김경아와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상간남인 이상훈으로부터 위자료는 받을 수 있으니 판단해 보고 대응하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희원에게 카톡사진이 왔다. X새끼는 나와 관련 있는 물건뿐 아니라 내가 그 새끼에게 사준 옷들을 뒤져서 모두 버렸단다. 내가 던진 짠돌에 상간녀가 곤란해진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