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밤
올 해는 유달리 눈이 많이 온다.
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처음에는 좋았지만, 퇴근 길에 종종 걸음으로 지나갔을 법한
고양이의 발자국을 보곤 마음이 아팠다.
고양이의 발바닥은 맨 살로 되어있는데
발을 디딜때 마다 얼마나 시려웠을까.
한파가 연일 지속되어 있을 무렵은 꽁꽁 얼어붙어 온기 하나 없고,
목 축일 작은 웅덩이도 없이 지내는 길 위의 생명에겐 참으로 서러운 계절이었다.
꽁꽁 둘러매고 있던 머플러를 풀어 차가운 눈 밟지 말라고 놓아두고 싶다.
혹독한 겨울이 얼른 지나가고, 봄에는 모두 따스하게 지낼 수 있기를
조금이라도 살기 편해지기를 -
마린스노우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만들고, 그립니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rum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