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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독관리사무소장 Aug 01. 20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

<시즌1> 2,189마일 애팔래치안 트레일 걷기 (D+1)

2017.04.27 THU D+1 (비)
Today 7.4 @Hawk mountain campsite

Total 7.4

AT가 시작되었다. 작년 CDT를 시작하기 전날에는 잠을 약간 설치기도 하였는데 지난밤 약간의 두통때문에 먹은 약때문인지 아주 푹 자고 일어났다.


AT를 시작하는 트레일헤드로 가는 여러 방법들을 모색해보았으나 꽤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었다. 이게 과연 합리적일까? 에 대한 생각이 들만큼! 이곳저곳 알아보던 차에 레지나의 도움으로 이곳 산악회 회장님께서 우리를 라이드해주기로 하셨다.

어제밤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곳까지 오셔서 한참 설명을 해주시더니 오늘역시 가는내내 이야기가 끝이 없으셨다. 한국사회에서도 젊은이들이 산을 다니면 그렇게 이뻐하시는데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인걸까. 우리가 PCT,CDT를 하였다고 이야기하였지만, 마치 장거리트레일 신생아를 대하듯이 많은 것들을 설명해주셨다. 이도 한국인의 정이라는 정서일지도.


AT에서 북쪽을 향해걷는 노보(Nobo)들의 시작점은 대개 조지아 주의 스프링거마운틴이다.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도착해서 0.9마일을 올라가야 시작지점인 스프링거마운틴이었다. (그래서 왔던 1마일을 다시 되돌아가야했다.) AT를 만든데 혁혁한 공을 세운 벤톤 맥카예와 'AT시작점'이라는 동판이 있는 것외에는 생각보다 "단촐한 느낌"이었다. 이 긴 길을 시작하는 지점이라기에 뭔가 더 대단한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우리끼리의 출발세레모니를 하고 본격적 AT를 시작하였다.




길은 전체적으로 쉬운 느낌이었다. 길표시도 잘 되있는 편이었고 산길도 잘 다듬어져있었다. 울창하게 자란 나무사이를 걸으니 우리나라 산을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오랫만에 하는 하이킹이라 쉽지만은 않았다. 걸으면 걸을수록 다리도땡겨오고 발바닥도 뻐근해졌다. 나뿐 아니라 오빠도 마찬가지여서 자전거타는 근육과 하이킹할때 쓰는 근육이 다름을 다시금 깨달았다.

오늘 출발하는 날인데 비가 왔다. 어제는 날씨가 그렇게 좋더만. 그나마 좀 그치나싶더니만 쏟아붓기도하고 지면에 흙물길을 만들기도했다. 역시 AT는 미 동부에 있는 것인가! 라는 느낌이 벌써부터 들기 시작한다.


첫날이라, 그리고 오랫만이라 조금씩 무언가 어색했다. 남의 옷을 빌려입은듯이. 얼른 더 적응하고 이 길을 즐길수 있길.



facebook : @seeyouonthe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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