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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독관리사무소장 Dec 11. 2017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는 그칠 기미가 없다

<시즌1> 2,189마일 애팔래치안 트레일 걷기 (D+27)

2017.05.23 TUE 비

Total : 379.6

Today : 20.9 @round bald


어제 저녁부터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하더니 아침에도 계속 빗방울 소리가 났다. 트레일 데이즈로 다마스커스를 다녀오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한동안은 하루를 일찍 시작해 오래 걸어보자고 이야기하였기에, 일찍 일어났지만 결국에는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며 더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잠시 조금 소강상태를 보이는 틈을 타서 재빠르게 짐들과 텐트를 정리 후 출발하였고 결국 예상했던 시간보다 약 1시간 반 가량 늦어서야 출발을 하게 되었다.



잠시 그쳤던 것일 뿐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그나마 우리가 깊은 숲 속, 빽빽한 나무들 사이에 있어서인지 예전처럼 홀딱 젖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젖는다'는 말이 있듯이 점점 우리에게는 비의 무게가 더해졌다.

쉘터에서 비를 피하며 먹은 점심. 비 좀 그만 와라ㅠㅠ


쉬거나 잠을 잘 때도 쉘터에는 잘 가지 않았던 우리도 비가 오니 쉘터에 갈 수밖에 없었다. 비가 많이 오기시작하여 비를 피해 들어간 Clyde smith shleter는 알고보니 자그마치 1976에 지어진 쉘터였다. 비록 많이 낡은 쉘터였지만 지붕 밑에서 비를 피하니 새삼 좋다고 느껴졌다. 우리가 그 쉘터에 갔을때만해도 이미 5명가량의 사람이 있었는데 점점 사람들이 모여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쉘터에서 비를 피하였다. 각자의 방법으로 비를 피하였지만 쏟아지는 비에 다들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물론 매년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를 맞으면서까지 고생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저 흥미로 이 길을 걷는 사람도 있을테고 삶에서 버킷리스트를 달성하기위해 걷는 이들도 있을테고 종교적 유적지가 있지는 않지만 '삶의 구도'를 찾기위해 걷는 사람들도 있을테다. 제각각 AT를 목적이 다르긴하지만 공통적으로 비는 싫어하지않을까라는 생각 역시 들었다.



비는 계속이어졌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쉘터라는 Roan high knob shleter즈음에는 그치는 듯하다가 계속해서 비가 이어졌다. 길의 배수 정비를 잘 안하였는지 물이 등산로로 계속 흘러 우리는 마치 계곡 트레킹을 하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한 시간이라도 더 걷기위해 길을 계속하였고 가까스로 텐트를 칠 만 한 곳을 찾아 텐트를 수 있었다.


오늘 하루는 비와 사투를 벌인 날이었다. 쉐퍼드가 본인 인스타그램에 적은 말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No rain, No pain, No maine.


Facebook : @seeyouonthetrail
Instagram : @stella_sky_as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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