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창가, 행복한 나를
2025년 10월 10일 금요일, 비
바쁜 하루 중에도 잠시 네 목소리 들으면
아침 출근길, 버스 안 창가 자리에 앉았다. 창밖은 온통 회색빛. 밤새 내린 비가 맑고 투명한 유리창 위로 미끄러져 내린다. 창문에는 굵은 빗줄기 자국이 흘러내리고 있고, 그 너머로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마치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번져 보인다.
평소라면 이어폰을 꼈을 시간, 오늘은 왠지 모르게 버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에코의 '행복한 나를'에 귀 기울이게 된다.
"바쁜 하루 중에도 잠시 네 목소리 들으면 함께 있는 것처럼 너도 느껴지는지..."
흐르는 빗물처럼 자연스레 가슴이 촉촉해지는 기분이다. 모두가 저마다의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이 출근길 버스 안에서, 나는 문득 누군가를 떠올린다. 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나를 떠올려 줄 누군가. 그리고 그 목소리나 짧은 안부가 주는 위안의 무게를 생각한다.
곧 도착할 회사, 다시 시작될 하루에 맞서기 전, 지금 이 투명한 창 너머로 보이는 세상처럼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빗방울이 유리창을 톡톡 건드리는 소리가 마치 위로의 리듬처럼 들린다.
괜찮다. 오늘은 이 노래가 주는 따뜻한 감성으로 충분하다. 힘든 하루 지친 내 마음이 안겨 쉴 곳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빗소리와 노래가 주는 평화로운 순간을 선물처럼 기억하자.
오늘 하루는 이 감성 그대로, 조금은 촉촉하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