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오고, 창밖은 흐린 먹물인데,
이곳, 불판 위에 빛의 잔치가 벌어진다.
세 가지 돼지의 노래, 하나의 하모니.
첫째, 웅장한 '통삼겹'의 서곡.
두툼한 황금 벽돌처럼 굽혀지고,
그 뜨거운 육즙, 껍질 아래 봉인된 고소함.
멜젓의 깊고 푸른 바다에 살짝 담그니,
짠맛과 기름맛이 만나 빚어낸 제주의 풍미.
둘째, 역동적인 '솥뚜껑'의 합창.
넓은 무대 위, 삼겹살 기름 강물 되어 흐르고,
그 강가에 묵은 김치와 콩나물이 뿌리내린다.
지글지글, 모든 재료가 섞여 익어가는 소리,
새콤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폭발하는 한국의 맛.
셋째, 경쾌한 '냉삼'의 변주곡.
얇고 빠르게, 시간마저 잊게 하는 스피드.
후추의 매콤한 재채기가 불꽃처럼 튀고,
입안에 넣자마자 사라지는 그 찰나의 희열.
단숨에 만족을 주는 젊은 날의 솔직함.
두께는 달라도, 찍는 장은 달라도,
결국 우리에게 주는 행복은 같아라.
비 오는 날, 세 가지 맛이 하나 되는 완벽한 조화.
이 순간,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