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주방 균열이 알려준 다정한 감사

by 뽀송드림 김은비

2025년 10월 12일 일요일

오늘 교회 추수감사 봉투 뒷면에 쓰인 수많은 감사 제목들을 보았다. 건강, 가족, 일터 등 넉넉한 제목들 사이에 유독 눈에 들어온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라는 항목이었다.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억지로라도 감사를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네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 주방 가스레인지 앞 벌어진 타일을 보며 오늘 하루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기록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음에 다정한 감사.

벌어진 타일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고 '내가 또 뭘 놓쳤을까' 자책하며 불안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사비를 들여 내가 해결할 일이 아니라 공사 측에서 책임지고 고쳐주기로 확답한 문제라는 사실에 마음이 놓인다. 이 작은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 덕분에, 내가 짊어져야 할 걱정의 무게가 반으로 줄었다. 이 마음의 여유를 얻은 것에 감사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이 준 '느림'의 선물에 대한 감사.

당장 눈에 거슬리는 타일이 바로 고쳐지지 않는 상황에 조급함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다림의 시간이 나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을 내 통제 하에 두려던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세상의 속도에 맞춰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연습하게 된다. 이 불편한 멈춤이 나를 더 느긋하고 평온하게 만들어줄 것임을 알기에 감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머물 '집'이 있다는 가장 큰 안심.

주방 타일이 벌어진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집에서 따뜻한 물로 밥을 지어먹을 수 있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는 사실에 가장 크게 감사하다. 타일 균열이라는 일부의 결함이 전체의 안정을 무너뜨리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내가 돌아와 쉴 수 있는 안전한 보금자리가 있다는 가장 근본적인 사실에 위로가 되고 주님께 감사 믿음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 정말 행복합니다. 하나님, 전 주 안에서 못 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 전 아주 풍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