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탄원서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비)

by 뽀송드림 김은비

오늘은 결국 졌다. 패배를 인정하고 '결근'이라는 두 글자를 겨우 써 보냈다. 온몸이 쑤신다. 머리는 지끈거리는 통증으로 띠를 두른 듯 조여 온다. 아, 식품공장. 이 깨끗하고 위생적인 공간이 내 몸을 얼마나 비위생적으로 만들고 있는지.


특히 종일 쭈그려 앉아 청소만 하는 날의 후유증이 오늘 나를 덮쳤다. 차가운 물이 스며드는 작업복, 주방세제 냄새에 절은 공기, 그리고 땅바닥에 붙어 관절을 접어야 했던 고독한 시간들. 내 무릎과 허리는 이미 오래전에 나에게 파업을 선언했지만, 나는 그 탄원서를 무시하며 억지로 일을 시켰다.


그런데도 1년 가까이 버텼다는 사실이 스스로 대견하면서도 서글프다. 삶의 무게는 이토록 끈질기다. 이제 남은 시간은 카운트다운 중이다. 내년 4월 중순, 아니 어쩌면 더 늦은 7월 중순까지. 그 날짜가 내 눈앞의 유일한 지평선이다. 그 희미한 빛을 향해, 나는 이 무거운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오늘은 잠시 멈춰 섰지만, 내일은 또다시 이 고된 궤도 위에 복귀해야 할 것이다. 지끈거리는 머리 위로, '내일의 노동'이라는 짐이 벌써부터 그림자를 드리운다.


쉬자. 일단은 쉬자. 내일 다시 싸우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