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7. 월
새벽의 어스름,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었지. 일어나기 싫어 이불속에서 꼼지락거리다가, 결국 하루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겨우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켜는 순간, 뼈 마디마디에서 '툭' 소리가 났다. 오늘 하루도 고생할 몸에게 보내는 조용한 격려처럼.
씻고 나오니 창밖의 공기가 싸늘하다. 오늘부터 추워진다더니,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 기운이다. 마음까지 따뜻하게 겹겹이 옷을 껴입었다. 시계를 보니 밥 먹을 시간은 이미 사치. 급한 마음에 꿀 한 숟갈을 떠먹었다. 달큼하게 넘어가는 그 진득한 단맛이, 뱃속에서 조용히 작은 불씨를 지펴주는 것 같았다. 물 한 잔을 마시고, 이제 내 시간을 너에게 줄 차례.
노란 빛깔이 참 예쁜 계란프라이 두 개를 프라이팬에서 조심스레 꺼냈다. 내가 먹진 못해도, 너의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하게 해주고 싶어서. 익숙한 손길로 카톡을 보냈다. ‘계란프라이 먹고 가. 비 안 오고 물병 가방에 넣었어.’ 이 짧은 문장 속에 숨겨진 모든 마음을 네가 알까. 나의 염려와 사랑이 담긴 비밀스러운 주문이다. 가방을 메고 현관을 나섰다. 온기를 등 뒤에 두고, 차가운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
직장에 도착해 잠시 휴게실에 몸을 기댄다. 이 짧은 쉼이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오전에는 뜨끈한 소머리국밥을, 점심을 먹고 나서는 갈비탕을 정성껏 포장했다. 따뜻한 국물이 누군가의 식탁에 올라갈 것을 생각하며, 내 손끝에도 온기가 전해지는 듯했다. 포장과 청소로 바쁜 시간을 보낸 후, 6시가 되어 비로소 내 시간을 찾아 나섰다.
퇴근길, 지친 몸을 달래려 쌍화탕 한 잔을 마셨다. 쓰고도 달콤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이제 강의실로 향한다. 늦은 시간까지 나를 성장시키는 배움의 시간. 수업 중간, 순이 언니의 손녀 타꼬를 위한 선물을 건넸다. 작은 아기 양말과 수면조끼와 함께,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쓴 엽서를 드렸다.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소중한 사람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이 순간들이 참 따뜻하다.
모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들이 배고프다며 달려왔다. 운동하고 놀다 와서 지쳤겠지. 늦은 밤, 나는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 순두부찌개를 끓이는 동안,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하루의 모든 소음을 잠재우는 듯했다. 붉은 국물 속 하얀 순두부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담아 밥상에 올렸다.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비로소 나의 하루가 온전해지는 기분이었다.
너를 위해 끓인 순두부찌개, 나를 위해 먹은 꿀 한 숟갈. 이 모든 평범한 순간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하루의 고단함은 사랑의 밀도로 채워졌고, 지친 마음에 다시금 따뜻한 불이 지펴지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