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7. 금
오늘 아침, 출근길의 텁텁한 미세먼지 속을 걸었다. 귓속을 채우는 잔나비의 노랫소리는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
버스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마음아~ 강해져라. 되새기며 음악감상을 했다.
이 고단한 일상 속에서 버틸 힘을 간절히 바라는 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하루 종일 현장에서 고기를 썰었다. 그리고 점심 식사 후 쉬고 나서는 해가 질 때까지 청소만 했다. 몸은 천근만근, 정신은 몽롱했지만, 나를 붙잡고 서 있게 하는 단 하나의 희망이 있었다. 바로 '11월 말의 퇴사'였다.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 하루의 고됨을 견뎌냈다. 이 지루한 노동의 끝이, 마침내 내 삶의 다음 장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고단한 일상과 꿈을 엮는 밤의 서사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지친 몸을 이끌고 대충 끼니를 때웠다. 계란 프라이 반숙에 케첩을 뿌려 밥에 비벼 먹는 소박한 저녁은, 하루의 피로를 녹이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때,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배고프다고 밥을 차려달라고 했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이었지만, 곧장 주방으로 향했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듬뿍 넣고 끓여낸 김치찌개는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집안 가득 따뜻한 냄새를 채웠다. 노릇하게 구운 스팸 한 조각과 내가 먹었던 것과 똑같은 반숙 계란프라이를 아들 밥상에 올려주었다. "맛있게 먹어, 아들." 힘든 하루였지만, 아들의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묘한 행복과 위안을 얻었다. 나를 붙잡고 서 있게 하는 힘이 비단 '11월 말의 퇴사'뿐 아니라, 이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에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잠시도 쉴 틈 없이 밀린 빨래를 돌려 널었다.
이제 글 연재와 과제를 해야 할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욱신거리는 충치 통증을 느끼면서도, 나는 이 밤의 가장 중요한 작업에 몰두했다. 바로 책갈피 만들기였다.
이 책갈피들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한 취미가 아니었다. 그것은 언젠가 내 에세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고마운 독자분들을 만나게 되면 전해드릴 마음의 선물이었다. 고기 썰기 작업으로 굳은 내 손끝에서 탄생하는 이 작은 종이 조각들은, 미지의 독자에게 보낼 따뜻한 인사와 같다.
"언젠가 내 책을 읽어주실 당신, 이 작은 갈피로 우리의 만남을 기억해 주세요."
고단한 하루의 끝, 충치가 쿡쿡 쑤시는 고통 속에서도 내가 가위와 종이를 놓지 못하는 이유였다. 이 책갈피를 만들 때의 몰입감은, 현장에서 느꼈던 모든 피로와 미세먼지의 답답함을 잊게 해 주었다. 나는 지금, 현실의 고통을 감내하며 미래의 희망을 손끝으로 엮어내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소금물을 마시며 아픈 곳을 달랜다. 곧이어 해야 할 과제와 글 연재가 눈앞에 놓여있지만, 나는 안다. 오늘 내가 겪은 모든 고됨과 이 밤의 작은 창작 활동이, 아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의 소박한 온기가, 결국 내가 꿈꾸는 '작가'의 삶을 이루어줄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것을.
11월 말 퇴사를 향해 나아가는 나의 걸음, 그리고 독자들을 향한 나의 마음이 담긴 이 책갈피들. 이 모든 것이 모여 마침내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