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의 물방울, 투명한 영혼 위에 축복처럼 내려앉던 오후. 낯선 세상을 향해 뗀 첫걸음, 햇살은 부드럽게 감쌌네.
그분과 함께 한 시간의 끝, 나란히 걷던 길 위에서. 고요한 공기 속에 전해진 말씀, 마음속 깊이 스며들던 울림.
나지막이 들려온 그분의 미소 섞인 말.
"내 생각해~ 너무 많이 하지는 말고"
그 말씀은 흐르는 강물에 던진 조약돌처럼 내 마음을 작고 잔잔하게 흔들었다. 억지로 꾸밀 필요 없는 순간의 안도. 나의 하루가 투명하게 빛나기 시작한 이유.
있는 그대로의 나로, 그 곁에 서도 좋은 것.
가장 편안하고 소중한 속삭임이었다.
창가에 머무는 햇살 한 조각, 그날의 평온처럼 나를 위로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지금의 이 빛처럼 고요히 머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