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아침의 온기

by 뽀송드림 김은비

아직 어둠이 덜 걷힌 시간, 창문마다 서리가 꽃을 피울 때, 세상의 무게는 잠시 멈춰 선다.


겨울의 귀한 햇살 한 줄기가 주방의 흰 타일 위에 가만히 눕는다. 그 빛을 받아 끓어오르는 흰 물결, 닳고 닳은 놋그릇 속에 담담함이 깃든다.


어제 남은 밥을 태워 만든 누룽지 미음, 거친 숨결 없이 고요히 잦아드는 향.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깊은 것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저 온당한 온도.


한 숟갈 떠 넣으니, 오래 묵은 불안들이 서서히 풀어진다. 혀끝을 데우며 목을 넘어가는 시간 속에 오늘을 살아갈 위안이 들어 있다.


결국 삶이란, 이 하얗고 소박한 그릇 한 귀퉁이에서 조용히 힘을 얻는 일. 고요한 아침이 내어주는 가장 따뜻하고 착한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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