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속도로 걷는다는 것

by 뽀송드림 김은비

같은 길을 걷습니다. 두 개의 발자국이 나란히 찍히는 오후.


그대는 조금 빠르고, 나는 조금 느리지만, 신기하게도 우리의 보폭은 어느 순간 엇박 없이 맞아갑니다.


이것이 동행일까요? 아니면 발이 더딘 나를 위해 잠시 멈추고 기다리는, 그대의 배려일까요?


그 질문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숨결이 닿을 만큼의 거리에서 나란한 풍경을 공유하며 함께 걷는 이 길 위에서,


그대가 나의 느린 걸음에 발맞춰 주었든, 혹은 우리가 우연히 같은 리듬을 발견했든,


우리는 지금 하나의 속도로 이 길을 지나가고 있다는 포근하고 담담한 사실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곧 우리의 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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