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40분의 기록
낮에는 콘텐츠와 씨름하고, 저녁에는 배움의 시간을 채운다. 늦은 귀가 후 허기를 달래자마자 다시 책상 앞에 앉으면, 세상은 잠들 준비를 하지만 나의 하루는 다시 시작된다.
출판 심사 승인이라는 첫 고개를 넘었을 때의 기쁨도 잠시, 이제는 '진짜' 현실이 밀려온다. 기획 출판이라는 안락한 울타리 없이, 나는 이 책의 편집자이자 디자이너이고, 제작자이자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
선택의 연속: 눈이 침침해질 때까지 폰트를 대조하고, 1mm의 오차도 허용하고 싶지 않은 판형(사이즈) 결정과 표지 디자인까지.
물성을 향한 고민: 모니터로만 보던 글자들이 어떤 촉감으로 독자에게 전달될지 고민하며 종이 샘플을 신청했다. 직접 손끝으로 종이의 결을 느끼고 비침의 정도를 확인해야만 비로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책임감의 무게: 홍보 활동 역시 오롯이 내 몫이다. 내가 만든 이 가치가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도록, 나는 다시 문장을 다듬고 전략을 짠다.
새벽 3시 40분. 시곗바늘이 깊게 기운 시간을 확인하며 잠자리에 들 때,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마음 한구석엔 기묘한 확신이 남는다.
"이 모든 고생은 결국 내가 나만의 세계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비록 화려한 지원군은 없어도, 종이 샘플 하나부터 글자의 간격 하나하나까지 내 의지가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나의 조각이다. 오늘의 피로가 단단한 결과물로 태어나길 바라며, 짧은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