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30분, 창가로 스미는 푸른빛
알람 소리가 방 안을 채우기도 전, 6시 30분의 정적 속에서 눈이 떠졌다. 커튼 사이로 비치는 새벽빛은 어제보다 조금 더 투명해 보였다. 2월의 겨울 아침치고는 제법 밝아진 기운에 마음이 바빠졌다.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거실 소파 위, 어젯밤 보초처럼 세워둔 내 실습 가방 앞이었다.
지퍼를 열어 빳빳하게 다려둔 실습복을 꺼냈다. 손가락 끝에 닿는 면직물의 팽팽한 감촉이 '오늘부터 진짜 시작'임을 실감 나게 했다.
주방의 온기와 아들의 흔적
주방으로 가 물을 끓이며 식탁을 보니, 어제 아들이 장난스레 휘갈겨 쓴 메모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엄마, 6시 반에 일어났어? 늦으면 국물도 없다! 무릎 굽히는 거 잊지 말고 잘 다녀와. 파이팅!"
평소엔 해가 중천에 떠야 일어나는 녀석이, 엄마의 첫 실습 날이라고 일부러 자기 전에 써놓고 간 모양이다. 녀석의 잔소리 섞인 응원에 픽 웃음이 났다. 어제 거실 바닥에서 엉덩방아를 찧어가며 배웠던 그 '일으키기'의 감각을 다시 한번 복기하며, 컵을 든 손에 힘을 주어보았다.
실습복, 새로운 나를 입다
세수를 마친 뒤 드디어 실습복 단추를 하나하나 채웠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면서도 대견했다.
왼쪽 손목: 초침이 째깍거리는 손목시계
오른쪽 주머니: 아들이 선물한 핸드크림
왼쪽 주머니: 스승님의 "열씨미" 메시지가 담긴 휴대폰
준비를 마친 손끝은 어젯밤 바짝 깎아둔 탓에 조금 얼얼했지만, 그만큼 예민하게 깨어 있었다. 이 예민한 손끝으로 오늘 누군가의 체온을 재고, 누군가의 굽은 등을 어루만지게 될 것이다.
현관문을 열며 마주한 세상
가방을 어깨에 메고 현관 앞에 섰다. 6시 30분에서 7시로 넘어가는 사이, 세상은 이미 활기찬 소음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문을 열자 2월의 알싸한 새벽 공기가 훅 끼쳐 왔지만, 가방 속 핸드크림의 은은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긴장을 녹여주었다.
"다녀올게."
잠든 아들의 방을 향해 나직하게 인사를 건네고 계단을 내려갔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실습 가방 안에서 필기도구가 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마치 나를 응원하는 작은 박수 소리처럼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